오늘도 차를 마십니다 - 건강한 약차, 향긋한 꽃차
김달래 감수 / 리스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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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읍내 거리를 돌다 보면 영업 중인 커피 전문점을 여럿 보게 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면 코끝에 스미는 커피 향에 끌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주한다. 분위기에 끌려 커피를 마셨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라 불편함이 더한다. 커피를 마시는 횟수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녹차를 마신 지는 35년이 넘어섰다. 차 동아리 회원으로 만난 녹차는 지친 영혼을 달래며 삶의 여유를 선물하였다. 녹차는 성난 기운으로 차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혀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늘도 차를 마시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나를 돌보고 살피는 시간은 자아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에 함께한다.

 

   매일 적당량의 물을 마시는 습관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기본이라는 말과 함께 성인은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정설이 내려온다.

   ‘하루에 어떻게 물을 마셔야 하나?’

   신진 대사가 원활하지 못한 이들은 물을 많이 마시지 말고, 무를 마실 때에는 천천히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하루 생수 2리터를 마시기 힘든 경우, 카페인 없고 체질에 맞는 곡물이나 약재로 끓인 차를 마셔 수분을 섭취한다. 내 몸에 더 좋은 기능을 갖춘 물 한 잔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차를 마신다.

 

   내가 먹은 음식이 내 몸을 만드는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차를 마시며 건강을 지키는 습관 형성은 필요하다. 한 잔의 녹차가 내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찻잎을 채취하여 차를 덖고 비벼 말리기를 반복하는 수고가 함께한다. 정갈한 마음으로 우려낸 한잔의 녹차에는 그 차를 만든 사람의 정성까지 합해져 깊은 맛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개인의 입맛과 체질, 건강 상태에 맞는 재료를 골라 손쉽게 차를 끓여 마시며 효험을 볼 수가 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한 약차 40가지, 눈과 코, 입으로 세 번으로 즐기는 꽃차 20가지는 몸에 좋은 향기로운 습관을 갖도록 이끈다.

   항온동물인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냉기를 달래고, 더울 때는 시원한 성질을 가진 약재나 곡물로 냉차를 끓여 마시며 열을 식힌다. 차를 꾸준히 마셔 노폐물을 배출하여 몸속 유해성분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면역력을 기를 수 있다. 차에 함유된 비타민C는 피로를 풀고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고, 차에 함유된 카테킨은 바이러스를 약화시킨다.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스트레스 줄여주는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힘을 북돋워 활력을 제공한다.

 

   태음인은 비만이 되기 쉬운 체질로 혈압이 높고, 당뇨병이나 동맥경화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은 편이라 녹차, 귤껍질차, 도라지차, 작두콩차, 국화차, 율무차, 연잎차, 칡차, 오미자차, 오디차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티백이나 가루는 침출법으로 우려 마시고, 다양한 기능이 있는 차 탕기를 이용해 일정 온도로 약재를 넣어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다. 요리하다 남은 채소들을 말린 후 덖어서 뭉근히 끓여 차를 마시며 몸 안에 쌓여 있는 독성 물질을 제거해 면역력을 높인다. 겉보리를 볶아 물에 넣고 끓인 고소한 보리차는 무기질이 풍부하여 몸속 전해질의 균형을 맞춰 준다. 몸속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주는 우엉차는 껍질에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므로 우엉 껍질까지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목을 많이 쓰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로 도라지와 생강, 배를 넣어 만든 차를 즐겨 마신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하여 가래와 기침을 완화하므로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이 있는 경우 도라지차를 꾸준히 음용하면 좋다. 맵고 쓴맛이 많은 도라지를 차로 끓일 때에는 생강과 배를 함께 넣고 푹 달이면 온 가족이 먹기 좋은 차가 된다.

디톡스 용으로 유명세를 탄 레몬차는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여 염증을 없애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노화를 막는다. 차로 끓여 마시면 신맛이 줄어 마시기 편한 레몬청을 만들 때에는 레몬을 잘 닦아야 한다.

 

   5월 중순인데도 한낮에는 기온이 올라 때 이른 더위로 땀을 흘리며 지낸다. 노출의 계절이 다가올수록 비만한 사람들은 여름 나기가 고역인 터라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에 나서는 이들에게 도움 될 차가 있다. 천연 인슐린으로 불리는 돼지감자의 이눌린은 칼로리가 낮은 다당류로 비만과 당뇨를 예방한다. 편으로 썬 돼지감자를 말린 후 이를 볶아 여름철에는 찬물에 우려 시원하게 마시면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볶은 팥에 물을 붓고 팔팔 끓인 뒤 팥알을 거르고 물을 마시는 팥차는 사포닌과 칼륨이 많아 혈압 조절, 붓기 완화, 노폐물 배출에 탁월하다.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 바이러스 대유행 시대를 살아내느라 고단한 때일수록 정신 건강에 좋은 차는 심신을 인정시켜 준다. 뇌파를 자극하는 성분이 있는 오미자차는 정신을 이완시키고 머리를 맑게 한다. 선명하게 붉은 오미자를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오미자와 설탕을 동량으로 준비하여 밀폐용기에 켜켜이 담아 100일 후 알맹이를 걸러낸 액을 물에 희석해 마신다. 녹차와 홍차의 중간 성질을 가진 우롱차는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 된다. 우롱차의 폴리페놀 성분은 강한 항산화작용으로 활성산소를 없애고, 세포 조직의 재생을 촉진해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기초대사량이 줄고 호르몬 변화가 오는 중년 여성이 앓는 갱년기 증후군으로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머리를 맑게 하고 신경을 인정시켜 두통을 가라앉히는 계피차는 혈액 순환을 도와 수족 냉증을 완화해 준다. 향이 뛰어나고 새콤달콤한 과육인 석류는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갱년기 증상인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설탕에 재어둔 석류를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밀봉한 뒤 7일간 냉장 보관하였다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좋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야뇨증을 없애고 골격을 튼튼하게 하는 산수유차, 눈이 밝고 시원해지는 결명자차 등을 음료처럼 마시게 하면 좋겠다.

 

   사계절 피는 꽃이 다양한 만큼 꽃차로 음용할 꽃들이 즐비하다. 저마다 다른 색과 향, 맛으로 과다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귀한 꽃차이다. 꽃차를 우릴 때에는 경도가 낮은 연수를 이용하고, 팔팔 끓는 물로 우려야 풍미가 좋아진다. 특별한 날 선물을 보내 온 황국화차를 마시며 어지러운 마음을 진정한다. 끓인 물을 다관에 붓고 황국을 넣고 5분 정도 우려 마시니 뒷머리가 당기던 것이 조금 덜했다. 마법에 걸린 날이면 생리통으로 힘들어하는 딸에게는 작약꽃차를 선물하고, 위염으로 고생하는 조카에게는 캐모마일 꽃차를 준비해 건네야겠다.

    

   몸에 좋은 약재와 곡물, 꽃을 이용하여 만든 차의 종류가 다양하여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만성 질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체질에 걸맞은 차를 마시는 것이 한 방편이다. 차를 여러 종류 구비해뒀다 시의 적절히 차를 끓여 마시며 오늘도 건강을 챙긴다. 이른 저녁을 먹고 황국화차 한 잔을 마시며 장 건강을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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