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십대제자 - 경전 속 꽃미남 찾기
조민기 지음 / 맑은소리맑은나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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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가 아는 대로 진실만을 말하라. 주고받는 말마다 좋은 말을 하여 듣는 이에게 편안함과 기쁨을 주어라.’ <잡보장경>

   불법을 널리 전하는 불교방송 사옥 건립을 위한 만공회 불사에 동참하고 난 뒤부터 받는 문자 메시지로 감사한 아침을 맞는다. 오전 75분 어김없이 배달되는 오늘의 부처님 말씀을 출근길에 확인하며 세세생생 불법의 인연을 맵고 부처님께 귀의하는 불자로 살아갈 수 있어 고마운 인생이다.

 

   서른을 앞두고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둔 저자는 작가로 살고 싶은 서원을 세우고 부처님 앞에 섰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정리하며 좋은 작가가 되겠다며, 유능한 사람으로 세상을 바르고 행복하게 하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였다. 글을 써서 부처님께 보시하겠다는 서원으로 쓴 부처님의 십대제자 이야기는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번다한 일들로 평정심을 찾지 못할 때마다 불교방송 청취는 고요한 마음으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촉매로 자리한다. 욕심 없는 마음으로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통찰력 있게 안분지족하는 일상에 삶의 지혜는 깃들 것이다. 방송 중에 초대된 저자가 부처님의 수많은 제자들 중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불도를 성취한 십대제자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끌어 전율케 했다.

 

   카필라국의 정반왕은 아들을 잉태하기 위해 기도해 온 마야 왕비가 임신과 출산은 만인의 축복 속에 이뤄졌다. 싯다르타가 자신의 곁을 떠날까 노심초사한 정반왕은 야소다라 공주와 결혼을 시키고 세상과 차단된 성 안에 세 개의 궁전을 지어 주었다. 하지만 깨달음을 얻기 위해 태자의 지위를 버리고 깊은 밤을 틈타 궁을 나온 싯다르타는 6년의 고행을 마치고 깨달음을 얻은 뒤 불법을 전하는 스승으로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실천하였다. 출가 수행자의 삶이 어떠한 지도 모르는 12살 소년 라훌라는 아버지를 보러 왔다 출가한 뒤 수행을 시작한다. 최초의 사미인 라훌라는 갖가지 괴로움을 수행으로 묵묵히 견디며 밀행제일의 제자로 자리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법은 인연을 따라 났다가 인연을 따라 멸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또 모든 것은 덧없어서 나면 멸하는 법이며, 났다가 멸하는 일이 끝나면 고요한 경지를 낙으로 삼는다.’

   는 말을 들은 사리불은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이치를 깨닫고 부처님과 인연을 맺었다. 다섯 가지 신통력을 얻은 목건련은 천안통으로 아귀 지옥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음력 715일 음식과 과일, 향과 초, 가사 등을 장만하여 우란분재를 올렸다. 지옥에 간 어머니를 제도했던 목건련의 마음과 행동은 궁극의 효를 실천한 전범이다. 부처님의 상수제자인 사리불과 목건련은 절친한 친구로 평생에 걸쳐 우정을 나눈 도반으로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며 부처님 곁을 지켰다.

 

   승가 안에서는 공평하게 출중함을 인정받으며 존경을 받았던 이들의 출가 전 신분은 바라문에서 수드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석가 족의 머리와 수염을 깎는 일을 하던 미천한 신분인 이발사 우바리는 세세생생에 걸쳐 세운 서원들이 모여 아라한의 지혜를 증득하고 율법에 통달하였다. 우바리는 부처님의 열반 이후 부처님의 법문을 토대로 계율과 경전과 경론을 하나로 결집한 계율제일 제자로 역할을 수행했다.

   꽃보다 화사한 미모로 교단을 대표하는 꽃미남 아난은 부처님과 사촌지간으로 부처님의 젊은 시절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아난의 수려한 외모는 의도와는 달리 여인들 욕망의 틈바구니에서 소란이 일기도 하였지만 불제자로 부처님의 외호 아래 비구니 스님들이 교단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부처님이 직접 마중하여 맞은 유일한 제자 마하가섭은 부처님 열반 후 의발제자로 교단을 이끌었다. 부처님 열반을 지킨 아난은 부처님 다비식 진행 중 관을 열 수 없다며 마하가섭의 간절한 바람을 물리쳤다. 마하가섭의 서원이 부처님에게 전해졌는지 관 밖으로 나온 부처님의 두 발에 마하가섭이 이마를 대고 예배하자 불이 붙지 않던 관이 타오르기 시작했다니 놀라웠다.

   무성한 말밭에서 생활하다 보면 필요 이상의 말로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은 돌아보며 회의가 들 때가 있다. 구업을 많이 짓고 사는 직장인으로 십 대의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 반문하며 생각한 대로 움직이려 애쓴다. 혈기 왕성한 아이들의 언행에 감정의 파고를 탈 때도 있지만 중도를 견지하려 한다. 서로의 마음에 평안을 찾아 적정 바라밀을 얻을 수 있는 길에 팔만 사천이 넘는 부처님 가르침을 경외하며 자리이타를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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