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살찌우고 생각을 키워줄 독서교육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는 저자의 독서 수업을 들여다보며 책이 귀하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가 떠올랐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에 의지하며 지내던 산골에서 살던 시절, 칠흑 같은 긴긴 밤이 이어지는 한겨울 손녀를 귀애하던 할머니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가 많았다. 할머니는 욕심으로 혹이 점점 커져버린 혹부리 영감이야기, 산골에서 가난하게 사는 일상이 힘들다고 이른 새벽 보따리를 싼 마산 댁 이야기, 빨치산 활동을 하다 세상을 뜬 5촌 삼촌 이야기 등을 들려줬다.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 큰 힘 들이지 않고 들었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겨울 추위를 녹이는 묘약이었다. 귀신 이야기를 들은 밤중에는 헛간 옆에 자리한 화장실을 못가 발을 동동 굴리며 고통스러워하면 할머니는 손을 잡아 이끌어 근심을 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험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일은 청자를 향한 관심이고 배려에서 나온 일이다.

  

   글을 쓸 때마다 표현하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써내려가는 과정이 쉽지 않음은 일반적인 생각이다. 책을 읽고 생각을 덧붙여 표현해보자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푸념을 늘어놓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을 찾아 대안을 마련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 잘 읽히는 글을 쓰는 일은 반복된 표현에서 가능해짐을 알아야 한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을 따르다 보면 글쓰기가 조금은 수월해진다. 글을 쓰기는 힘들어해도 말하기는 부담 없이 가능한 아이들이 흔하기 때문이다. 자기 생각을 남에게 드러내고, 자기 생각을 확인하는 과정인 글쓰기는 아동기부터 지속될 때 효용감은 커질 것이다.

 

   표현능력과 소통능력을 가늠케 하는 말하기는 한 사람의 지적 수준과 인성을 엿볼 수 있다. 책을 읽은 뒤 자기 방식대로 책에 대한 감상을 정리함으로써 즐거움을 깨우치며 다음 독서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찬찬히 되짚어 볼 시간을 갖고 독자 나름대로 생각을 말하며 수정·보완 과정을 거쳐 글을 쓴다면 정밀한 글쓰기의 바탕이 될 수 있다. 책에 쓰인 예를 많이 보고 말해본 뒤 비슷하게 써보기를 반복해 자기만의 내용과 형식을 가질 수 있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말투와 글의 내용을 분리해 지도하며 내용 전달을 잘하기 위해 말하는 스타일을 다듬어 가는 과정을 거친다.

 

   언어의 제약을 받지 않고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그림책은 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그림책에 쓰인 타인의 창의성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는 그림책 보고 말하기는 오감을 일깨우며 깊이를 더할 수가 있다. 동시를 함께 찾아 읽고 경험에 비춰 시를 해석하는 과정 속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고, 공통점을 찾는 공감 역량을 기를 수가 있다. 상상력의 보물창고라 부를 동화를 읽으며 읽은 내용에 대해 묻고 답하면서 생각 정리를 통해 자신만의 논리를 찾아갈 수 있다. ‘아는 것아는 것 같은느낌을 구분해 주는 설명적인 글 읽기는 여기저기 펼쳐져 있는 정보를 평가하며 편견과 반쪽 진실을 확인하여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리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스로 확인하며 역량 계발에 집중하여 나갈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는 일은 읽은 책을 말하는 과정 속에서도 길러진다.

 

   자라는 아이를 위해 서가에 책이 충분한 독서 공간은 책 읽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하다. 어른들은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말하면 교육 효과는 떨어진다. 어른이 먼저 책을 들고 읽으며 아이가 어깨너머라도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가야 한다. 책을 읽고 말하기 훈련을 거쳤다면 집중해서 글을 씀으로써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여 당당한 삶을 길러갈 필요가 있다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권리를 지키며 살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지식을 쌓아가는 공부는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다. 자기를 다스리지 못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편협한 자아에서 벗어나 무장무애한 자유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길에 책을 읽고 표현하는 일은 함께한다.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시험 문제 풀이용으로 한정하기보다는 마음먹은 일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며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길에 말하기 독서는 동행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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