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와 달빛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8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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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와 달빛』

세르브 언털(저자) 휴머니스트(출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8번째 작품 여행자와 달빛을 만났습니다. 20세기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세르브 언털의 문제작이자 마지막 소설이라고 하니 그 기대가 커집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헝가리 소설 303권에는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포함되기도 했다 하네요. 2022년에 한 월간지가 발표한 ‘외국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헝가리 작품’ 목록에서는 네 번째로 선정되는 등 ‘반드시 읽어야 할 헝가리 소설’로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니! 이제라도 세레브 안 털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작품은 작가이자 저명한 문학비평가였던 세르브 언털이 문학 세계의 정점에서 쓴 작품으로, 그의 인생 전체가 등장인물 설정, 동성애적 관점 등의 모티프가 되어 소설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고 하니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삶도 엿볼 수 있을듯하네요. 어두운 표지 속 유난히 밝아 보이는 달빛이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작가인 세레브 안털은 1930년대 그가 30대였던 시절 문학적으로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했던 시기이기도 했고 1935년 당시 최고의 문학상 중 하나였었던 바움가르텐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행자와 달빛은 신혼여행을 이탈리아로 가게 된 미하이와 에르지. 하지만 에르지는 이미 부유한 사업가였던 졸탄과 이혼하고 미하이와 재혼한 사이였던 거죠. 하지만 환영을 자주 겪고 죽음의 그림자 속 친구 터마시 그리고 미학의의 여동생 세 번 와 함께 어울려 다니며 그의 암울했던 청춘이 그려집니다. 심상치 않은 미하이 그에겐 또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요? 우연한 계기로 아내 에르지 와 기차역에서 헤어지게 된 미하이는 혼자 이탈리아의 움브리아와 토스카나를 여행하게 되는데....

자신을 옭아매는 환영들. 그 속에서 몸부림치는 미하이가 괴롭게만 보입니다. 그런 그를 치료하기에 이르지만 이미 병적인 상태에 다다른 그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헝가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 세르브 언털 하지만 여행자와 달빛이 출간되고 정치적 이유로 판금 조치까지 내려졌기에 당시 이 책이 얼마나 큰 파장이 일어난 거인지 사회주의 속에 소련 문학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원본조차 제대로 출판되지 못했던 그 당시였기에 지금 작품의 평가조차 헝가리에서는 관대하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 간의 사랑과 죽음을 통해 청춘시절 잠시 나마 뜨거웠던 시간과 어둡게만 비쳤던 시절들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 애틋함이 동시에 묻어났기에 살면서 느껴지는 것들에 대한 깊이가 또다시 느껴지는 때이기도 했습니다. 인간으로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다시금 청춘들에게 바치는 소설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생의 한순간 누구에게나 있을 그 한순간을 위해 우리는 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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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9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이현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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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그라치아 델레다(저자) 휴머니스트(출판)

작가 델레다는 사르데냐섬의 자연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욕망과 내적 갈등,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죄의식을 섬세하면서도 특유하게 그려났으며 그렇게 여성작가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의 주제는 결정적 한순간입니다. 악의 길에 들어서는 주인공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책장을 펼칩니딘.선과악 어쩌면 가장 쉬우면서도 힘든 선택일지 모르겠습니다. 그 진실의 문 앞에 서있는 기분이 책 앞에서 느껴지네요. 악의 운명에 맡겨진 존재들... 이제는 그들 앞에 놓인 진실을 마주할 때입니다. 무엇인가를 결정해야만 하는 그 순간 그에 따른 결과 또한 자신의 몫이니만큼 악의 길에 들어섰던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설 악의 길 배경지이기도 한 곳은 덴레다가 태어난 곳이기도 한 사르데냐섬의 내륙 누오로시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진실주의 소설로 분류되는 만큼 프랑스 자연주의 영향을 받은 19세기 작품으로 이탈리아 사회 문화적 상황들이 소설 속에도 담겨있는 듯하네요. 그녀는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작품 속에 그려냈고 적대적 운명 속에 피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충동적이고 성급하며 깊이 생각하지 않는 청년 하인 주인공 피에트로 베누와 누오로시의 부유한 농부의 딸로 탐욕스럽고 거만하고 당당한 하인의 주인 마리아 노이나는 죄를 저지르지만 그들은 죄책감 속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곧 속죄에 이르는 길을 택합니다.

피에트로가 사랑한 여자 마리아 그들은 신분의 차이를 뛰어남아 둘만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순간 어느 드라마의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는 남자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피에트로가 자신의 운명의 여자라 생각한 마리아와의 행복을 꿈꿀 때 마리아는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신분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것이 당연한 걸까요? 그게 사랑이 아닐지라도 가능한 것일까요? 결혼이라는 제도가 현재에도 있는 만큼 사랑과 삶은 또 다른 것이기도 합니다. 사랑한다고 그 삶과 인생이 행복하지만은 않을 테니까요..악은 영혼에 스며드는 전염성 있는 것으로 악한 사람뿐 아니라 선한 사람에게도 영향이 가는 것이니 만큼 주인공 피에트로 역시 자신은 선하게 태어났지만 그의 내면 안에 파고드는 악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 결과는 어땠을까요?

자신의 야성적 사랑을 끝없이 마리아에게 갈구하는 피에트로, 그런 피에트로의 사랑을 옆에서 지켜보며 끝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마리아 그리고 프란체스코를 살해한 진범까지... 그 모든 것이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의 욕망과 악의 모습으로 채워진 인간들의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들에게 남은 삶은 어떻게 될까요? 단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는 전 남편을 위해 정의의 편에 서서 사회적 파멸을 감당해야 할 기로에 서있게 된 마리아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피에르 도와 함께 악의 길을 선택하게 될까요? 삶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소재들을 모티브로 삼아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던 악의 길! 앞으로도 펼쳐질 눈앞에 악의 길을 피하고 싶다면 그러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다면 그들이 절규하는 그 목소리들을 지금 들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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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앰버슨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0
부스 타킹턴 지음, 최민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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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앰버슨가』

부스 타킹턴(저자) 휴머니스트(출판)

작가 뉴턴 부스 타킹턴은 매그니 피엔티 앰버슨과 앨리스 애덤스로 가장 잘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입니다. 퓰리처상을 한 번 이상 수상한 네 명의 소설가 중 한 명이기도 한 부스 타킹턴의 소설 위대한 앰버슨가는 영화로 각색되기도 했네요.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의 주제는 결정적 한순간입니다. 19번째 작품 위대한 앰버슨가는 귀족 가문에서 자란 악동 소년 조지에게 사랑이 찾아오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놓입니다. 사랑을 만나 로맨스의 꽃길만 있을 것 같았던 조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봅니다. 가문에서 펼쳐지는 흥함과 망함의 순간들을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앰버슨가와 망나니 조지가 한순간의 선택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 기대하면서 말이죠.. 특히나 이번 작품은 베스트셀러 작가 부스 타킹턴의 대표작이자 퓰리처상 수상작이기에 더욱더 읽어볼 만한 가치가 느껴졌기에 읽으면서도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조지 미내퍼의 긴 파멸과 짧은 갱생의 이야기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어머니 이저벨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에게 미움을 사는 이기적이면서도 제멋대로인 무지의 인물 조지 앰버슨 미내퍼는 망나니 도련님 캐릭터의 진면모를 보여줄 만큼 최악의 인물이기도 했네요. 그를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했기에 상상 속 그가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살다 보면 어느 곳에 있을법한 등장인물이기도 했으니까요. 사건들마다 주요 갈등이 일어나고 소설은 옛 시대의 가치라는 순간을 마주하며 그 가치들 속에서 생겨나는 알력을 원동력으로 진행시킵니다.

주인공 조지는 루시를 사랑하고 있지만 사랑 이상으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와 삶의 이상에 매달린 인물이기도 한 만큼 과연 그가 루시와의 사랑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요? 조지를 앰버슨 가문의 망나니로 키우게 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었을까?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듯 부모를 보면 자식이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지를 보면서 과연 그의 어머니의 이저벨에게 향할 수밖에 없는 의구심. 무엇이 가문을 위한 가치 있는 삶이었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 조지가 사랑하는 여인 루시에게 말한 그 한마디. 작가란 자기 집에 초대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써야 한다는 뜻을 위대한 앰버슨가를 통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작가는 곧 세상 속 인물들을 소설 속에 비춰내며 인간들의 모습을 낱낱이 드러냈고 그로 인해 삶에 대한 애환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을... 결정적 한순간이 이번 휴머니스트 시즌 4의 주제이니만큼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결정적 한순간에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 생생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 100선 목록에도 자리 잡은 소설, 할리우드 고전 영화의 팬이라면 위대한 앰버슨가를 읽어보고 몰락해가는 한 가문이 어떠한 결말을 맺게 될지 위대한 작가의 시선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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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7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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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헤세(저자) 휴머니스트(출판)

모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이다.

p9

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인생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데미안은 나에게도 그러했다. 작가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나면 속 자신을 끄집어내기에 이르른다. 데미안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나를 향하는, 한 존재의 치열한 성장의 기록이며 진정한 자아의 삶에 대한 추구의 과정이 성찰적으로 또 상징적으로 그려져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하여 헤르만 헤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며 누구나 나름으로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서로 다른 세계 속 이야기를 시작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가 보는 첫 번째 세계는 아버지의 집이었고 그 세계는 협소해서 사실 그 안에는 내 부모님밖에 없었다. 그 세계는 내가 유년 시절 겪었던 세계이기도 했고 다시 떠올랐던 나만의 세계이기도 했다. 부모라는 이름의 세계는 사랑과 엄격함,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규율이기도 했지만 그 세계에 속하는 것은 온화한 광채, 맑음과 깨끗함이었다고 말하는 싱클레어. 그에게 부모님의 세계는 어떤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반면 또 하나의 세계가 이미 싱클레어의 집 한가운데서 시작되고 있었는데 그것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냄새도 하는 말도 약속하고 요구하는 것도 모두 달랐다. 그 두 번째 세계 속에는 하녀들과 직공들이 있고 유령 이야기와 스캔들이 있었다고 하니 그의 두 번째 세계는 또 어떤 의미였을까?

두 세계를 가르는 균열들을 바라보며 싱클레어는 이제 낡게 느껴지는 많은 규범들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며 새로이 점검하기에 이르는데...거기서 얻는 많은 생각들과 인식들이 그를 유년의 맑고 밝은 한 세계에서 분리될 수밖에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 과정은 괴롭지만, 진정한 자기 자신을 향하는 길에서는 결국 투쟁하여 벗어나야 할 세계이기에 그 투쟁의 길을 걸어가려는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나 역시도 서서히 나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다. 과연 싱크 레어는 두 개의 세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까요? 자신이 원하는 데로 자신만의 삶을 살게 될까?

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며 이 세계에서 난 나만의 자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뇌에 빠뜨린 데미안. 여전히 자기 자신의 길이 아닌 현실적인 제도를 향하던 그의 열망은, 결국 싱클레어가 피스토리우스와 결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싱클레어 역시 꿈속에 나타나는 자신의 열망에 갈등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길을 향하는 구도와 무의식 속의 열망이 결합하며, 하나의 온전한 이미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현실로 된 인물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되는데...

싱클레어는 그녀를 연모하며, 또한 스스로의 길에 몰두하는 이들의 진정한 삶을 경험하게 될까요?에 마부 인과는 또 자신이 늘 말하던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될까요? 데미안을 바라보며 어느덧 자신이 데미안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는 싱클레어... 누구나 자신이 꿈꿔온 삶이 있듯 어쩌면 모두의 마음속에 데미안이 숨 쉬고 살고 있진 않을까?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 데미안을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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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6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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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노인과 바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 결정적 한순간이라는 주제로 노인과 바다를 읽게 되었다. 휴머니스트의 새로운 번역의 이번 노인과 바다 다시 한번 경이로운 인간의 모습을 느껴보려 한다. 84일 이 노인에게는 가혹한 시간이었을 도 모르겠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그이기에... 운은 자신이 만들어 갈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믿음으로 하나 된 노인과 소년! 소년이 노인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산티아고 할아버지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은 나나 소년이나 같은 마음일 테지...

노인에게 바다는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기다림의 연속에 지쳤을 법도 한데 노인은 다르다. 제대로 된 물고기 하나 잡아서 되돌아가는 것이 노인의 마지막 목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혼잣말로 고기들에게 속삭이듯 말하는 노인, 바닷속에서 서로 잡히지 않으려는 물고기들이 마치 바다 위 작은 배 위에서 세상을 향해 몸부림치고 있는 노인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노인은 결코 포기를 모른다는 것이다. 과연 노인은 다른 낚시꾼들처럼 자신이 원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까? 노인의 삶과 물고기의 죽음이 공존하는 곳 바다가 결코 아름다운 곳만은 아니라는 것을 지금 난 느끼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노인은 기도문을 암송했다. 물고기를 잡고 놓치고 싶지 않았던 노인의 간절한 소망이 기도 속에 담겨 있었다. 하늘은 노인의 절실한 단 하나의 소망은 들어줄까? 노인은 물고기의 죽음을 바라고 있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하지만 노인은 물고기를 보며 마음속으로는 안타까워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인간미를 볼 수 있었음과 동시에 또다시 인간의 절규를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는 죽어야만 누군가가 살수 있기에... 그것이 설령 물고기라 하여도 말이다. 바다 위에서 노인의 삶에 대한 여정이 얼마나 위태스럽고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얼마나 힘든 역경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그 위대함을 몸소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85일 만에 다랑어를 만나고 청새치를 잡기까지 순탄하지 만은 않았던 어부 생활에 드디어 종지부가 찍힌다. 자신의 조각배의 두 배? 세배? 만한 거대한 청새치를 잡게 된 노인은 청새치와 함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노인은 계속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 소년이 같이 있었더라면 좋았겠다고 말이다. 노인은 계속 중얼거린다. 바다에 있는 물고기들에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노인의 독백이 너무 외롭고 쓸쓸해 보이지만 오직 살기 위해 자연의 섭리를 바닷속 진리를 그는 따를 수밖엔 없었나 보다. 바다와 하나이면서도 하나가 아닌듯한 산티아고의 바다. 그는 청새치를 무사히 가져올 수 있을까?



젊었을 땐 그 누구보다 힘이 세고 장사였던 그거 나이가 들어 쇠약해졌지만 노인이 보여준 삶은 나에겐 그 자체로 감동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노인과 바다는 어쩌면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가 있었기에 그는 끝까지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오랜만에 다시 새로운 번역으로 만났던 노인과 바다는 나에게 다시금 인생에 대한 의지와 희망,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자연에 대한 겸손함, 인간미, 삶의 마지막 죽음에 대한 자세까지 그야말로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 작품이었다. 지치고 힘들 때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통해 삶이 그저 힘든 것만은 아니라고 때론 힘든 역경 속에 그 끝은 위대함일 거라고 말해주는 듯한 노인과 바다를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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