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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루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의대 교수 은퇴 후, 덜컥 떠난 페루에서의 8개월
김원곤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9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인간적으로 매우 존경할 만한 사람임을 알게 됩니다.
어찌 보면, 늦깎이 공부라고도 이름 붙일 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이 50에 그저 취미 정도로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보통사람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특별함입니다.
이 분은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이며, 외국어를 배울 때는 정년을 10년 남짓 남겨둔 시점으로서 외국어가 절박한 필요성이 없었습니다. 생계에 무관하게 그저 순수한 취미활동이나 소일 거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외국어를 배우고 익혀두는 의미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저자의 외국어 향학열과 성과는 대단합니다.
2003년 일본어를 시작으로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차례로 배우기 시작했고, 2011~2012년에는 4개 외국어능력시험 고급 과정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다 잘 알고 있는대로, 외국어를 나이가 들어서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임을 고려한다면 저자의 도전은 일면, 무모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자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019년 8월 정년을 맞이한 저자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2020년 3월부터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의 순서로 각각 3개월씩 어학연수를 하고, 중간중간에 3개월씩 재충전기간을 갖는 총2년의 실행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하여 저자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였고, 이 책은 그 첫 도전으로 스페인어 연수를 위한 페루에서의 인문학적인 여행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3개월이었는데, 코로나 19사태로 8개월로 늘어났습니다.
저자는 스페인어 연수를 위하여 스페인을 택하지 않고, 페루를 택한 것은, 저자가 관심이 있는 역사와 관련하여 잉카 문명의 중심지에서 스페인어를 경험해 보겠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책은 총 6개의 쳅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나이에 어학연수라니, 죄충우돌 페루 연수, 스페인의 매력, 페루가 궁금해,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유, 시니어를 위하여의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6개의 쳅터의 내용만 보더라도, 저자의 인문학적인 관심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잉카의 문명 중심지인 페루의 실상을 적라나하게 알 수 있습니다. 물과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컴퓨터도 없는 가정이 많다 보니, 비대면 인터넷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내용에 우리나라가 인터넷 선진국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50이 넘은 나이에 그것도 단순한 취미 정도로 배운 외국어 실력이 외국어능력시험 고급 과정에 합격할 정도라니 대단한 실력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름의 도전을 받았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어떤 일이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음을 깨닫는 귀한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