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마법사와 형사, 단순히 두 직업만 놓고 보면 잘 매치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환상의 복식조다. 형사가 사건을 해결해 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되는 마법사의 마법은 사건의 중요한 증거와 단서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형사의 사건 해결은 증거로 입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마법은 극히 제한적으로 또는 보충적으로 잠깐씩만 차용되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마법사의 나이는 1017, 그녀는 오야마다 소스케 형사의 가정부로 분장하여서 오야마다 소스케 형사 집에 함께 산다.

 

우리는 흔히 마법사를 생각할 때, 긴 대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 책에 나오는 마리도 평소 때는 긴 빗자루를 소지하고 다니다가 마법을 부릴 때는 이 빗자루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닌다.

 

짙은 감색 원피스에 세 가닥으로 땋은 갈색 머리, 오른손에는 낡은 빗자루를 들고, 머리 위에는 마녀의 증거인 삼각 모자를 쓴 연령미상의 마법소녀(391p)'의 마법에 걸려 든 범인들은 예외 없이 스스로 자백하고 만다.

 

이 책에는 형사와 마법소녀가 살인 사건의 범인을 확인하고 해결하는 네 가지의 사건이 실려 있다. 네 사건은 각 별개의 사건이지만, 각 사건은 오야마다 소스케 형사와 마리의 복식조의 협력으로 해결되는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소녀가 마법을 부릴 때는 소녀의 세 가닥으로 땋은 머리가 투명한 파란 빛을 내뿜는다고 설명해 주고 있다. 아무리 소설이라고 해도, 살인 사건을 마법을 동원하여 해결하는 것은 자칫 수사 업무를 희화화하거나 가벼운 재미 정도로 전락시킬 오해가 있기에 저자는 형사의 말을 빌려서 범인을 잡는데 마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래서, 사건이 오리무중이 되거나 수사 선상의 피의자 정도의 의혹의 있는 인물을 찾아내는 일은 형사가 담당하고, 범인임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마법을 이용하여 범인 스스로가 마법에 걸려들어서 자기도 모르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해 범인임을 자백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살인 사건하면, 보통 잔인하게 그려질 수 있는데, 이 책에서의 살인사건은 살인 자체를 언급할 뿐, 구체적인 살인의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게 언급하는 정도, 즉 사건의 소개와 발단만 제공하는 역할일 뿐, 주로 범인을 확인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두 주인공인 마법소녀와 형사의 활동상을 돋보이게 해 주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네 개의 이야기는 어딘가 허술해 보이지만, 그 허술함 속에는 고도로 치밀함을 갖추고 있어서 작가의 탁월한 역량을 실감하게 한다.

술술 막힘없이 읽다 보면 더위도 저만큼 잊게 된다. 무더위를 이기는데 이 책 보다 더 좋은 피서 법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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