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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꾸는 정원 -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돌보며 나를 성찰하는 치유와 명상의 정원 가꾸기
자키아 머레이 지음, 이석연 옮김, 제이슨 디앤토니스 그림 / 한문화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꽃과 나무를 키우고 정원을 관리하는 현직 조경사가 쓴 에세이집이다.
그러나, 그냥 에세이집이 아니라, 네 연으로 된 가타(gatha)라는 짧고 간단한 시를 인용하고 그 시를 중심으로 저자의 느낌과 단상을 풀어 놓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세계적으로 짧은 시로는 일본의 전통 단시인 ‘하이쿠’라고 알고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시는 일본의 단시와 비교해 보면, 긴 시에 속한다.
일본의 하이쿠인 경우, 한 문장이 대부분이기에 가타보다 더 짧은 시다.
그래서 하이쿠는 단숨에 한 호흡으로 읽는 시이며, 시의 의미도 단순명료한 것이 특징이다.그러나 하이쿠에 비하여 이 가타는 ‘기 승 전 결’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첫줄은 들숨, 둘째 줄은 날숨, 셋째 줄은 들숨, 넷째 줄은 날숨과 연결되도록 읽는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가타 시와 정원과의 관계를 대비하면서 삶의 철학이나 의미를 심오하게 관조하고 있다. ‘정원을 걷는 걸음은 마음을 살피는 걸음(23p)’이라고 말하며, 정원수나 꽃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옥상에 조그만 밭을 만들어 놓고 상추나 고추 등을 심어 놓고, 아침마다 물을 주며 가꾸고, 잎이 나라고 열매를 맺으면 수확하여 먹으면서 교감하고 있어서 저자의 생각이 공감이 된다.
하나의 생명이 나고 자라는 것은 사람이나 식물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귀하고 중하고 아름답다. 말은 하지 않지만 날마다 순간마다 키가 자라고 열매가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은 생명의 경이이며 기쁨이다.
저자가 정원을 가꾸며, 마음의 정원을 살피는 것은 얼마나 큰 깨달음인지 모른다.
저자는 정원수에 물을 주면서도 식물들에게서 배우는 자세는 경건하기까지 하다.
배움의 순서가 없고, 정도도 없다. 모르는 것을 가르침을 받아 배울 수도 있고,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서 배울 수도 있는 것이다.
물을 준대로 성장하고, 바람 부는 대로 몸을 굽히고, 햇빛을 받는 대로 살찌고 생명을 성장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본 받아야할 자세다.
한 방울의 물을 주면서도 식물들과 교감하고, 물을 주는 철학을 스스로 터득해 가는 저자가 행복하게 생각된다.
식물에게서 배우듯이 물을 주면서 그 물을 통하여서도 삶의 지혜와 생명의 연결을 인식해내는 지혜의 민감성과 감수성이 부럽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