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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남편
방현희 지음 / 푸른영토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모두의 남편, 참 따뜻하게 다가 온다.
‘우리’라는 대명사가 풍기는 넉넉함과 포근함이 좋다.
이 책의 저자는 중년의 여성이므로, 이 책은 자신의 남편을 포함한 모든 남편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고 생각된다.
언론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에 속한 분들이 다 은퇴의 시기에 놓여있음과 은퇴 후의 어려운 상황들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염려하는 글들을 많이 접할 수가 있었다.
그들은 일명 끼인 세대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부모님들을 잘 부양을 했고, 자신들의 아들 딸들을 교육시키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노후에 대해서는 준비할 여유나 처지가 되지 못하다.
이제 자신들의 불안한 노후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자신들처럼 자신들의 노후를 자녀들에게 기대할 수도 없는 형편이기에 딱하기만 하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고, 옆도 돌아보지 않고 숨 가쁘게 달려만 오다보니 벌써 자신들은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사오정이나 오륙도라는 속어가 익숙해 진지도 오래되었다.
이 책은 위에서 설명한 이 시대의 남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로 외국에 주재하는 경우를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중년의 남편들의 불안한 심리나 처지를 상징적으로 잘 대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여 식구들 건사하는 일이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살아 왔는데, 이제 직장에서도 은퇴를 해야 되고, 집안에서도 찬밥 신세가 되어 이빨 빠진 종이호랑이 신세가 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도 난감한 형편이 된 것이다.
남편이나 아버지라는 권위는 허세가 된 지 오래다.
그는 직장에서도 집에 와서도 늘 삭풍이 휘몰아치는 허허벌판과 같다.
아내의 위로와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지만 이미 아내는 딴 사람처럼 변해 있는 당혹스러움과 어색함이 불편하기만 하다.
품안에 자식이라고 했던가. 어리게만 철없게만 생각되던 자녀들이 퇴근한 자신을 피하여 뿔뿔이 자기들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면 섬처럼 고독한 신세가 된다.
이런 부초 같은 남편들의 심리와 처지를 이 책은 저자의 예리한 시선으로 잘 포착해 내고 있다.
나도 이 책에서 대상으로 삼고 있는 남편으로서 마음으로 전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이다.
고맙다. 이런 처지를 이렇게라도 알아주는 가슴 따뜻한 [우리 모두의 아내]가 있으니 행복하다. 아무에게도 창피스러워서 꺼내기도 어려운 이야기를 이렇게 세상에 알게 해 주니 고맙고 고맙다는 것이다. 누가 이 책을 읽어 주고 알아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이런 정도라도 관심을 가진 아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고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