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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개 - 절망 끝에 선 남자의 모터사이클 도망기
장준영 지음 / 매직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길 잃은 개, 절망 끝에 선 남자의 모터사이클 도망기.
책의 제목과 부제목을 읽으며, 이 책의 내용은 이미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책의 아우라가 가늠된다.
아마 책 제목에 붙여진 ‘개’, 즉 길 잃은 개는 이 책의 저자인 자신의 정체성과 부끄러운 처지를 그렇게 표현해 놓았으리라고 짐작된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는 성경에 나오는 탕자가 연상되었다. 이 책은 탕자가 아버지와 의절을 하고 집을 떠났다가 진실로 회개하고 아버지와 화해하고 아버지 품으로 돌아오는 약 1년간의 이야기이다.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이야기는 두 아들 중 작은아들은 자기에게 돌아 올 분깃을 아버지로부터 받아서 먼 타국으로 살러 간다. 집과 아버지와 형을 떠난 자유와 홀가분함, 그러나 그 자유는 잠시였다. 수중에 있는 돈은 다 허랑방탕 허비하였고, 그 나라에는 흉년이 들어서 죽지 않기 위해 돼지의 사료로 쓰는 쥐엄 열매로 연명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그는 아버지를 생각하고 집으로 귀향한다는 내용이다.
아버지의 간섭과 기대가 부담스러워서 아버지를 속이고 떠난 서울 고시원에서의 생활, 불안한 동거와 자살 미수, 그리고, 우연히 멋진 사진 한 장. 장엄한 죽음을 충동 받고 그 장엄한 죽음을 위해 떠난 인도-자다크, 그는 아무런 준비나 대책 없이 오로지 죽음을 위해 떠난 죽음의 여행을 감행하게 된다.
그는 스스로 묘비명까지 준비해 놓고 죽음을 각오를 하고 떠난 인도 여행, 그러나 그 곳에서 거지와 개들을 만나고 돌팔매질을 당하여 죽음의 위험에 처하게 되면서 죽음이 아닌 삶을 향하는 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닌 존재의 시작이다(272p)'
그는 말한다. ‘인간이란 게 참으로 간사한 게, 내 상태가 편안하고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될 땐 내 존재의 근원에 대해선 생각이 안 났다. 그러나 내 존재 자체가 불안하고 또 위협 받을 때 비로소, 존재의 근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114p)'
이 책의 저자는 항상 삼각형의 안전성을 지향하면서도, 역삼각형의 삶을 선택한 형국이었다고 고백한다. 아버지를 떠나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버지를 향하게 되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인도에 간 첫 날부터 한국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두 바퀴로 된 오토바이를 타고, 인도, 영국, 유라시아를 횡단하며, 수 없는 고비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아슬아슬한 우여곡절, 끝내는 북쪽의 끝까지 도착하여 세상의 끝은 허망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고모의 사랑과 설득, 그리고, 자신을 그토록 염려하며 기다리고 있다는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뉘우치며 화해하는 이야기가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잘 그려져 있다.
마음에도 없는 행동으로 엇나가고 반항하는 청소년들의 심리를 잘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