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쓴 다른 책,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을 읽은 감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책을 또 만났다. 그 책과 이 책은 똑 같이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으로 되어 있어서 분위기가 쌍둥이처럼 흡사하다.
단지 ‘축제’와 ‘예술’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두 단어는 많이 다른 듯 닮아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두 책은 완전히 닮은데 없는 별개의 책이다. 그 이유는 먼저 읽었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은 노르웨이나 핀란드, 러시아 등 북유럽지역이었고, 이 책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은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남유럽지역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되는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여행을 다녀 온 곳이다.
그러나 내가 가 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저자가 다녀 온 곳은 내가 가 본 곳이 아닌 곳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을 하면, 내가 다녀 온 곳은 모두 우리가 흔히 관광지라고 하는 곳이었고, 저자가 다녀 온 곳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흔히 패캐지로 가는 일반 관광지가 아닌 특별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저자가 그 곳들을 가는 데에는 대부분 많은 시간과 경비, 불편함을 감수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인천 공항에서 직항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인근 도시에서 기차나 버스로 갈아타고 접근해야만 갈 수 있는 곳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불편한 과정과 일정을 각오하고 여행한 소감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한다. [그 숨은 도시에서 평쳐지고 있는 파격적인 축제를 보게 된다면 당신도 열다섯 시간의 자유쯤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반납하게 될 것이다(7p)]라고 자신한다.
나는 저자가 다녀 온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와 아비뇽 페스티벌, 이탈리아의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봄 축제를 사진과 함께 글을 읽으며 한 편으로는 고맙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이런 귀한 축제를 편하게 한 권의 책을 통해 읽는다는 게 큰 호사이면서, 큰 신세를 지는 부담감을 떨칠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찍은 풍광과 자료사진을 보고, 초등학생의 일기처럼 세세히 적은 견문록을 읽으며, 고생은 저자가 하고 실제 축제는 내가 참여하는 착각과 상상을 하게 된다.
저자의 기쁨과 어려움에 동참하는 떨어져 있으나 동행하는 묘한 기쁨을 경험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