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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 권대웅 시인의 달 여행
권대웅 지음 / 예담 / 2015년 2월
평점 :
감상에 젖게 하는 제목이다.
달, 어두운 밤에 홀로 떠서 저 혼자 밤을 지새운다.
평소 때는 밝은 빛에도 달빛이겠지 예사로 생각하고 살아 왔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오면서 언제나 일이 잘 풀리고, 기분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씩 어려운 일을 만나서 잠을 이룰 수 없을 때나 집을 떠나 객지에서 만나는 밝은 달은 그 감상이 고적하였던 적이 참으로 많았음을 알게 된다.
이 작가는 자칭 ‘달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을 보니, 지금은 사라졌지만,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시화전’이 생각난다.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 어울리는 시나 짧은 글들을 쓴 작품들을 전시했던 적이 있었다.
이 책은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시화전 느낌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
달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잊혀진 추억들을 일깨워 준다. 그 그림에 쓴 손 글씨는 옛날 가난하고 순수했던 날들을 그리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달은 항상 이국적이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달의 애호가다. 그리고 달에 얽힌 일화도 참 많기도 하다.
특히 외국에 나가서 만나는 달에 대한 감상을 작가다운 필치로 잘 설명해 놓고 있다.
어차피 달은 하늘에 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있을 때나 외국에 나가 있을 때나 다른 감상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고향에서 본 달과 타향에서 본 달의 감상이 같을 수 없음같이, 우리나라에서 본 달과 외국에서 만나는 달의 느낌이 다른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아련한 달처럼, 이 책에 사진들은 하나같이 아련하다.
삶의 무늬가 이런 색감일까? 달의 이미지를 이 책의 사진들에 오버랲 시켜 보니 꿈 속에서 본 광경같기도 하다. 특히 계림의 흑백 사진들의 풍경사진들이 한 폭의 동양화같다.
특히 동독에 있는 마리가 정처 없이 떠가는 달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 2세, 간호사로 파독했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세 살 연하의 남편과 동독에 버려진 주인없는 집에서 조각을 하며 아이들 넷을 키우며, 고국인 우리나라를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그녀가 짠하게 떠 오른다.
그녀는 아무도 아는 이 없는 독일에서 우리나라의 구들방을 만들어 준 남편의 자상함 속에 위안을 받으며 우리나라 된장도 직접 담가 먹는 것은 어머니로 받은 한국 사람의 피와 정서탓이라고 생각된다.
한국 사람인 저자에게 잼이며 수공예품들을 친정어머니처럼 바리바리 싸 주는 것까지 천상 우리나라 사람인데---그 쓸쓸한 모습이 목에 가시처럼 아픔이 된다.
달과 마리, 참 잘 어울리는 그림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