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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유럽을 걷다
손준식 지음 / 밥북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2013년 7월 16일부터 2013년 8월 20일까지의 약 한 달여 동안의 유럽 여행 기록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글이다.
스무살, 이 청년은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아무런 계획도 없는 유럽 여행 길에 오른다.
참, 스무 살 다운 용기다.
앞 뒤 재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에 과감히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전후 사정을 고려하고, 준비하는 번거로움 대신 자신의 생각에 충실하게 실행에 옮기는 것은 그 나이가 아니면 도저히 시도할 수 없는 미션일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청춘, 그리고 열정이라는 소제목으로 여행 출발부터 13일까지의 일정, 제2부는 운명, 그리고 사랑이라는 소제목으로 여행 14일부터 26일까지의 일정, 제3부는 추억, 그리고 회상이라는 소제목으로 여행 27일부터 36일까지 일정들로 채워져 있다.
여행, 어떤 목적이나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의한 여행보다는 이 책의 저자처럼 사전에 뚜렷한 계획 없이 자유롭게 목적지와 일정을 비워 둔 채 떠나는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사전에 아무런 약속 없이 의외의 장소에서 갑자기 만날 때 더 반가운 것처럼 여행도 그러리라고 생각된다.
유럽, 나도 몇 번 나가 본 지역도 포함되어 있어서 이 책 속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 경우는 맨 처음의 유럽은 프랑스 파리였다. 이 책의 저자인 경우, 마지막 여행지인 셈이다.
이 책은 초등학교 학생이 일기를 쓰듯이 여행 날짜를 따라 꼼꼼하게 스케치해 주고 있어서 처음에는 약간 따분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 2부를 중심으로 [우리]로 지칭되는 낭만이 가득한 로맨스가 가슴 저리게 진행되고 있다.
아마 이 로맨스가 없었다면, 아무리 문화와 역사가 깊고 경치가 훌륭한 유럽이라도 그저 밋밋한 일상에 불과한 그저 그런 글이 될 뻔 했는데, 스무 살의 청년이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는 22살 먹은 두 살 연상의 한국 무용 전공의 여학생과 오스트리아의 빈에서의 만남은 한 편의 영화를 연상할 만큼 아름답고 극적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모든 조건을 다 구비하고 있는 완벽한 로맨스다.
장소는 유럽, 그리고 예술의 도시 빈에서 잘츠부르크, 이탈리아의 물의 도시 베니스와 꽃의 도시 피렌체의 여정, 그리고 가슴만 두근거리는 순수한 사랑, 어느 것 하나 모자라거나 지나침 없는 환상적인 로맨스다.
나이 스물 살, 나는 그 나이에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다시 그 때로 돌아 갈 수가 있다면, 나도 이런 꿈같은 연애 한 번 해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