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언덕
박희섭 지음 / 다차원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주 무대는 가난으로 대변되는 60,70년대다.

작가는 그 당시의 지난한 가난보다는 우리네 부모 세대들은 어떻게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그 시절을 극복해 왔는지를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지만, 이 책에서의 가난은 감출수록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나는 그 당시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인지라 이 소설은 흑백 사진 속의 추억처럼 선명하기만 하다. 좋은 직장에 다니다가 직장에 근무한 여직원과의 염문으로 후환이 두려워서 갑작스럽게 직장에 사표를 내고, 세 아들과 함께 야반도주로 대구로 낙향한 한 가정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이 책은 스토리가 전개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연고도 없는 곳에 낙향하여 살아가는 이들의 삶과 6,70년대의 찌질한 생활상이 다큐멘터리처럼 전개 된다. 작가의 후일담에서 고백했듯이 이 작품은 작가의 충실한 기억의 힘에 의해서 자료 정리에 많은 노력과 정성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는 시대적 상황에서, 자급자족의 생활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새마을 노래 가사처럼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자’는 의지 하나로 버티어 낸 시대적 모습들이 면면에 넘쳐난다.

이 책의 화자는 둘째 아들 문수다. 그 위로는 형이 있고, 그 아래로는 동생이 하나 있다.

아버지는 공부 잘하는 형에게 많은 기대를 하며, 자신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으면서도 사실 아버지와 가장 정서적으로도 교감과 소통이 잘 되었고, 이 책도 텔레비전의 나레이션처럼 자신이 기둥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 어려었던 시절, 아버지의 잘 통제되지 못한 이성 문제로 온 가족이 고난을 겪으며, 끝없이 어려움을 겪는다. 안정된 생활을 하다가 여직원과의 염문으로 타향으로 내려 온 것부터 시작하여 결국 아버지는 여자 문제로 마지막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당시에 피우던 담배이름인 신탄진이나 파고다 청자라고 확인한 것도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정겹다. 만화나 소설 등의 책을 빌려 읽었던 ‘대본소(도서대여점)’도 생각이 나고, 공동주택이 몰려 있던 곳에서는 공동변소나 공동 수도가 있었음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서로 가난하다 보니, 밥솥하고 양은냄비나 수저, 신고 다니는 구두를 훔친 좀도둑도 극성을 부렸다. 가난한 사람들은 겨울 초입에서 연탄가스로 목숨을 잃었고, 이 책에서 강씨로 묘사되는 스테인리스로 된 인공 손을 가진 상이군인들의 모습도 눈에 선하다.

스잔나 영화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손 편지를 써서 전달하면서 가슴 설레던 그 시절이

스마트폰을 문자를 보내고, 집집마다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는 지금보다 더 인정이 넘쳐나던 살기 좋은 시절이었음을 회고해 본다.

이 책의 제목은 시월에 열렸던 전국산업박람회 날 있었던 춤 파티라고 생각된다.

그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도 흥겹게 춤을 추었던 따뜻한 고향처럼 참 아련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