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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 간다]. 제목은 이렇지만, 내용은 [아버지는 그렇게 소멸되어 간다]라고 해야 맞을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여 등단한 소설가다. 그가 여든여덟 살이던 그의 아버지를 약 삼 년 반 동안, 날 수로는 1254일간 아버지를 간호하며 보고 느꼈던 생각들과 느낌들을 담담하게 관찰 기록해 놓은 병상 기록이다.
아버지가 여든 여덟 살이던 어느 여름 날, 원인도 알 수 없는 고열로 축발된 죽음의 전조를 이미 그의 아버지는 죽음으로 인식하고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하고, 저자는 고향인 포항을 떠나 부산의 종합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그의 아버지는 죽음에 대해 본능적으로 강한 두려움을 느낀 것 같다고 회고한다.
그리고, 저자는 생활에 얽매인 직장인이 아니기에 아버지를 지근거리에서 열심히 간호를 한다.
저자는 사람의 심리와 정서를 헤아리고 글로 표현해 내는 일에 전문가이기에 비교적 섬세하게 시나브로 소멸해 가는 생명의 과정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환자의 정신과 육체가 동시에 망가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기록해 주고 있다.
또 우리에게는 낯선 섬망 증세의 설명과 현 의료체계에서 행해지고 있는 의사들의 진료의 자세와 의료 현장의 형편과 문제점, 상업자본의 미명하에 행해지고 있는 노화와 죽음의 거래행위의 비정함. 일반화 되어 있는 요양원의 제도 운영과 개인적인 개선 점 등을 솔직하게 적어 놓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오늘날 우리 현실은 분명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함을 절실하게 피력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되는 요양원 관리 실태를 보면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 집에 맡겨진 어린이들을 맡고 있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폭행사건들이 생각된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마무리가 바람직하다고 제안한다.
[언제 죽음이 찾아오고, 어떤 방식으로 죽어가게 될지 모르지만, 고통 없이 그리고 뭐가 뭔지 모르지 않고 내가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해 그것에 반응하는 상태에서, 긴 세월 교감해온 가까운 인연들과 계속 교류하면서, 그러니까 존경받아야 할 전문가들이지만 나의 인생과는 무관한 의료인들에 둘러싸여서가 아니라 가까운 인연들과 일상을 함께 하면서, 그리고 욕심이 아니라면 너무 오래 끌지 않고 마감되는 축복, 이것이 누구나 원하는 마지막 여로가 아닐까(249-250P)]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이 책을 보면, 저자는 말 그대로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삶에서 죽음을 향하여 진행되는 특별한 여행에 동행했다. 그리고, '나는 죽어 가는 한 인간과 밀착해 보살피고 관찰하고 성찰하면서 삶과 노화와 질병과 죽음.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많은 객관적 배움과 마음의 가르침을 얻었다(250p)‘는 소회를 피력하며, 그런 기회를 허락한 아버지께 고마움을 전하는 것으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