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프란치스코 교황 & 에우제니오 스칼파리 외 지음, 최수철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프란치스코 교황과 철저한 한 무신론자와의 문답과 대담집이라고 할 만하다.

2013년 9월 11일, 이탈리아 유력지 <라 레푸블리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편지가 실렸다.

이 편지는 <라 레푸블리카>의 창립자인 스칼파리가 교황에게 질문한 것에 대한 답이었다.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스칼파리는 2013년 7월 7일과 2013년 8월 7일 두 차례 교황에게 질문을 했다. 그 질문의 요지는 만약 불신자가 교회에서 규정한 행위를 했을 때, 하나님으로부터 용서 받을 수 있는가?

 

또, 신자들은 하나님을 절대적인 진리로 인정하지만, 무신론자나 불신자들은 극히 주관적이며 상대적인 의미의 진실을 믿을 뿐인데 이에 대한 교황의 생각은 어떠한가?

그리고 언제가 인류는 사라질 것인데, 그렇다면 인류가 알고 믿는 신도 인간의 소멸과 함께 사라질 것인가?

 

이에 대하여 교황은 1차적으로 러프하지만 질문자의 질문에 대응한 답변보다는 교황의 입장에서 큰 방향으로 답변을 하였고, 또 그 뒤 두 사람은 따로 만나서 이들 문제와 관련하여 폭넓은 생각을 나누는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

 

이 책 전반부는 이 두 사람의 편지와 대담의 내용을 실어 놓았고, 후반부에서는 <라 레푸블리카>에서 행해진 토론에 참여한 신학자, 지식인, 철학자의 글들을 선별하고 정리하여 수록해 놓았다.

 

교황은 우선 절대적인 진리가 아닌 보편적인 진리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서로 상대를 향한 개종을 하지 않는다는 묵계 하에 대담을 진행하였다. 사실, 절재적인 진리를 인정하거나 개종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담을 했다면 아마 이 대담은 처음부터 높은 벽에 가로 막혀서 이토록 자유롭고 허심탄회한 대담이 불가능하였으리라고 생각된다.

 

사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교황의 요청에 응하여 성사된 만남이었고, 스칼파리가 질문자로서 교황에게 묻는 구도였다. 그런데 그런 격식을 깨고 교황은 스칼파리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면, 무신론자인 질문자라도 믿는 게 분명 있을 것인데 그게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그 때 스칼파리는 ‘생명’을 믿는다고 대답한다. 이를 생명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 덩어리라고 부연 설명을 덧붙인다.

 

내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생명의 근원이고 생명의 창조자라고 인식하고 있기에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라는 신적 존재와 스칼파리가 말한 생명은 실은 같은 것을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들릴 뿐이다.

 

그리고, 교황에게 종교와 정치의 관계성에 대하여 묻는 질문에 교황은 ‘신 것은 신에게 가이사르 것은 가이사르에게’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서로 불간섭하며, 독립적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우리나라 정의구현사제단이 현실정치에 깊이 개입한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교황의 의견에 전적 공감한다.

 

간단한 책 한 권의 제한된 지면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교황의 대세관을 파악하는데 좋은 참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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