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 돼지가면 놀이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6
장은호 외 8인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8월
평점 :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 우리나라도 이런 장르의 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여기에 소개된 10명의 소설가, 한 사람도 눈에 익거나 아는 사람이 없다. 내가 원체 소설을 많이 읽지 않은 소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들의 소설을 접한 적이 없는 분들이다.
사실, 이 책을 신청할 때만 해도 한창 열기가 뿜어져 나오던 여름이라 이런 공포의 글들을 읽으며 더위를 피해 보고자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이 책을 받고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냉기가 담긴 바람을 맞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공포, 어렸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겨 들려 주셨던 간골 메뉴는 머리에 뿔이 나고, 방망이를 두르고 다니는 도깨비들이 출현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아니라면, 동구 밖이나 공동묘지에서 머리를 산발하고 나타난 처녀 귀신 얘기가 있었다.
겨울 철, 온돌방 아랫목에 앉아서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이 이야기는 말하는 이의 말솜씨에 따라 실감이 나기도 했다. 이야기하는 문 앞에 도깨비가 기다리거나 처녀 귀신이 대기하고 있는 착각을 갖기도 했었다.
어렸을 때, 이런 공포의 이야기를 듣고 자는 긴긴 겨울밤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화장실 가기가 무서웠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이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는 차원을 달리한다. 그래도 무섭기는 했지만 옛날 얘기에 등장하는 처녀 귀신이나 도깨비는 어딘가 친근한 정이 있고 따뜻한 체온이 느껴진 반면, 여기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한 겨울철에 만지는 쇠붙이처럼 살벌하고 차갑기만 하다.
또한 기괴하고 엽기적인 스토리가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소설은 가공의 스토리이지만 실제 있을 법한 이야기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이야기 중에는 도저히 실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공포감만을 주기 위해 작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아서 읽는 것도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껴질 정도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자면 정세호의 낚시터나 김유라의 구토 등이 이런 유에 속한다.
2년 전 낚시터에서 괴물고기에 뜯긴 손가락이 어느 날 갑자기 화장대에서 발견되어 절단된 손가락에 붙였더니 붙여지더라는 이야기, 또 장희문과 박종권의 결투에서 등장하는 황당한 이야기는 당혹스럽고 어색하기만 하다.
또, 구토에 나오는 미선의 기괴한 행동은 시체에 접촉한 기분처럼 께름직하고 구더기를 만지는 기분처럼 추하기만 하여 읽고 난 후에도 썩 개운치가 않다.
그런데 내 생각은 이 책을 발간한 의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수긍하지 못한 결과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공포이야기의 근본은 저주라고 정의하는 저작 의도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