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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스칠 때 - 정바비 산문집
정바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산문, 느낌대로 생각대로 감상이 되는 대로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게 쓰는 글의 형식을 이르는 것으로 배웠다.
그러므로 글 쓰는 사람의 순수하고 진솔한 자기 고백적인 글이라고 짐작한다.
이 책은 저자가 쓴 맨 처음의 책이며, 이 책의 내용은 내 기대와 추측이 그대로 적중하다.
저자는 사실, 싱어송 라이터로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기에 이미 글로가 아니라 소리로 글을 써 온 사람인 것이다.
글은 곡조나 소리가 없는 대신 시간과 장소의 구애는 받지 않지만, 그 대신 전적으로 독자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자신이 노출된다는 것이고, 노래는 자신이 기획하고 의도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노출된다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책의 글은 다양한 저자의 편력과 삶의 무늬가 다채롭게 채색되어 있다.
어찌 보면 그의 소소한 일상 같기도 하고, 글들을 통해 그만의 삶의 체취를 맡을 수 있어서 좋다.
그의 진솔한 글들 중 가끔은 내 취향과 삶의 방향과 신념이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도 느낀다. 그럼에도 나름의 주장과 신념과 주의를 외부와 타인에게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특히 정치적인 호불호와 신념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내 경우, 장소나 형편에 따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그 분위기와 참석자들을 의식하여 내 진심을 은닉하거나 다르게 표현하거나 왜곡되게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저자는 특히 일본 말이나 글에 능통한 사람으로 보인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일본에 대하여, 또는 그가 읽고 아는 작가들에 대한 내용들이 상당히 깊이있게 묘사되고 있음을 볼 때, 저자는 음악 뿐 아니라 글을 쓸 수 있는 내공이 충실하게 쌓여 놓은 증거가 된다.
사실, 이만한 폭넓고 해박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저자의 예민하고 풍부한 감성의 현을 통해 음악의 옷을 입고 세상에 나오는 음악들이 듣는 이들을 깊은 공감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마른 독자들의 가슴에 물기와 감동을 주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독자들보다는 진폭이 있는 삶이 필요하리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저자는 스스로 낙천주의자로 또는 긍정의 사람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엘피(LP)세대라고 자신이 속한 시대를 구분 한다. 그러면서도 낙관논자답게 그 이외의 수단인 시디나 엠피쓰리 등에 대해서도 흔쾌히 동의하는 쿨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저자가 만들거나 연주한 음악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는 입장이기에 저자의 음악은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