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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 살면서 괴로운 나라, 죽을 때 비참한 나라
윤영호 지음 / 엘도라도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는 20년을 넘는 동안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의 삶에 대하여 연구해 온 의사의 죽음에 대한 성찰의 기록이다.
우리의 생명이 하늘에 있다고 하지만, 정작 죽음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의술에 최대한 매달리며 생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환자나 그 가족, 그리고 그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어느 정도를 치료하고, 어느 시점에 또 어떤 상태로 환자를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를 고민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비참한 나라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대한민국이라고 말할 것’이라는 말하는 저자의 말이 나는 섬뜩하다.
왜냐하면, 나는 평소에 우리나라는 의료에 관한 한 선진국 대열에 있다고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 와서 치료를 받거나, 성형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호텔을 겸한 외국인 전용병원을 설립한다는 뉴스도 듣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2년 전에 장모님을 대장암으로 별세한 사건을 통하여 처갓집 식구들이 갈등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기도 하여 이 책이 실감 있게 읽혀졌다. 시집을 간 세 딸들은 치료에 소극적이라고 큰 오빠(처남)을 원망하고, 오빠는 오빠대로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하고 안타까움을 느낀 기억이 새롭다.
저자는 2012년 11월에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라는 책에서 죽음과 관련된 우리 나라의 현실과 사회적 현상을 조명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20여년을 노력을 기울였다고 술회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죽음에 대한 현실은 후진국 수준이고, 의료 관련법은 연명의료 중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임종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환자의 희망과 현실의 간극을 메워주도록 해야 한다고 권면하면서 의료 윤리 4원칙과 3가지 고려 사항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의료윤리 4원칙은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하도록 하는 자율성 존중의 원칙, 의사의 처치가 환자의 생명을 단축시키거나 건강한 삶에 손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는 악행금지의 원칙, 의사는 환자에게 이로운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는 선행의 원칙, 제한된 자원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정의의 원칙이다.
상기의 의료 원칙을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할 3가지는 의료행위는 좋고 나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의 균형에 대하여 판단해야 하는 ‘이중효과의 원리’, 일상적인 치료와 예외적인 치료의 효과를 감안하는 ‘치료종류의 구분’,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선의의 간섭’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복잡한 중음의 문제에 대하여 이 책에서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죽음을 피할 수 없을 때는 죽음을 통해 삶을 완성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