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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평점 :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때로는 합쳐질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전에는 함께였던 적이 없는 두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해 보라. 어떤 때는 수소 기구와 열기구를 견인줄로 함께 묶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위에서 차용한 세 단락의 글들은 이 책을 이루고 있는 세 이야기를 시작하는 각 장의 첫 문장이다. 서로 많이 닮은 것 같지만 결코 닮아 있지 뉴앙스를 풍기는 문장이다.
작가는 2008년 그의 평생 문학적 동지인 아내 팻 캐바나를 뇌종양으로 잃고 5년 후에 이 책을 내 놓았다.
이 책은 ‘비상의 죄’ ‘평지에서’ ‘깊이의 상실’이라는 부제로 각 다른 이야기들로 묶여져 있다. 첫 번 째 이야기인 비상의 죄는 기구의 개척자이며, 초창기의 사진가인 나다르의 실제 인물을 등장시켜서 기구로 하늘을 나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인 ‘평지에서’는 역시 실존 인물인 버나드와 베르나르를 주인공으로 로맨스를 썼는데, 이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맺는다.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인 ‘깊이의 상실’은 작가의 실화에 기초한 자신의 실상과 속내를 담담하게 써 놓은 실화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무력함과 불가항력을 진솔하게 써 놓고 있다.
한 동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여 두문분출하고 사교 모임에도 잘 나가지 못했고, 일상적인 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 내용이 공감이 갈 정도다.
보통 사람들이 통상 살아가는 일상이 자신에게는 못 견디게 아픔을 준 대목, 아내를 읽고 그 슬픔을 달래기 위해 스포츠 채널에 가입을 하고 여러 지방을 여행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여러 지인들의 사별의 경우를 참고하면서 상처를 받거나 위안을 받기도 한 내용을 세세하게 적어 놓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자살을 결심하는 것 같은 준비도 하지만, 자기와 함께 살고 있는 아내를 두 번 죽이는 경우가 되기 때문에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음을 토로한다.
저자가 말하듯이 죽음을 당해 보지 않는 사람은 그 죽음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세 이야기는 각각 별개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작가의 방황하는 마음의 행로를 써 놓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죽은 아내가 올라 간 하늘에 기구를 타고 올라가는 대리 만족과 한계, 이 땅에서 더 이상 만들 수 없는 아내와의 로맨스를 꿈꾸어 보지만 결국은 두 경우 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아파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의 섬세하고 예리한 감성으로 빚어낸 삶과 죽음의 관계가 여러 가닥의 실타래처럼 엮어져 있는 글이 깊이 공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