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2 ㅣ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2
노엘라 (Noella) 지음 / 나무수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통섭과 융합이 대세다.

요즈음 이공계에 인문학의 통합적 사고가 심심치 않게 얘기되고 있다.

옛날에는 이과와 문과를 나누는 것이 맞다고 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두 영역은 합쳐야 된다는 의견이 지지를 받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의 첫 책인 이 책과 동명의 책,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이 출간된 어언 4년이 흘렀다. 저자가 이 책을 낼 때만해도 그림과 음악을 함께 다루는 책이나 공연은 없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융합 콘텐츠들이 많아졌음을 볼 때, 저자의 자긍심이 있다고 실토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저자로서는 자신의 독창성에 은근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소견이다. 나는 책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제목이 참 좋다 정도로만 생각했다. 책을 펼쳐 읽어보니 제목만 좋은 것이 아니고, 내용은 더 좋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모든 예술이 다 통하는 것임은 알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거의 동시대의 미술품과 음악작품, 동시대의 화가와 작곡자를 대비시키며, 제목의 사실들을 성실하게 소개해 주고 있다.

또, 그 작품과 함께, 저자의 폭 넓은 인문학의 지식과 개인적인 생각을 진솔하게 그 내용에 덧 붙여 줌으로써 풍부한 입체감을 제공해 주고 있다.

저자는 미국에서는 한국인으로, 한국에서는 미국식 사고방식을 가진 이민 1.5세대로, 정통클래식계에서는 아웃사이더로 취급받고 있는 특이한 인물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저자는 바이올리스트다. 그러나 저자의 역량은 이 책을 낼 만큼 문학적인 소양도 출중하다.

여기에 소개된 글들은 서로 닮은 화가와 작곡자를 동시에 소개해 주고 있다.

아름다운 것이 아니면 그리지 않았던 화가인 르누아르와 동 시대를 살았던 라벨은 역시 아름답고 신비로운 음악만을 만들어 냈다.

르누아르는 말년에 심한 곤절염으로 손목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세상에는 즐겁지 않은 것들이 이미 너무나 많은데 그런 것들을 또다시 그릴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아름다운 그림만 그리기를 고집했다고 한다.

또, 라벨도 말년에 불면증과 신경증으로 건강이 악화되었고, 교통사고로 뇌를 다치는 불운을 당했지만 그 유명한 <볼레로>를 작곡했다고 한다.

이에 비하여 뵈클린과 말러는 죽음을 주제로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나는 지금껏 어떤 음악을 듣던지, 미술품을 감상할 때 이런 배경적인 특징을 모르기 때문에 깊은 감동을 경험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그저 좋구나, 아름답구나 정도의 초등학교 수준의 감상에 그쳤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음악을 듣거나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의 깊이와 밀도는 예전과 분명 차원을 달리 하리라 자신한다. 아는 것만큼 눈은 시야가 넓어지고, 아는 것만큼 귀가 뚫리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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