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담은 배 -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소설은 현실과 가상의 중간이라고 말한 이가 있었다.

소설은 작가가 쓴 이야기라서 독자로서는 그 이야기가 사실인지, 또는 가공의 일인지는 작가가 말하지 않는 한 알 길이 없다.

 

다만, 작가는 글로써 말할 뿐이고, 독자는 작가와 별개로 쓰여진 글들로만 이해할 뿐이다.

이 책은 여섯 편의 단편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는 옴니버스의 구조를 띠고 있다.

시게유키 가족의 삼대에 걸친 가족사이기도 하다.

 

첫 번째 이야기인 [그래도 사랑이니까]는 둘째 아들인 ‘아키라’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 이야기인 [이별을 끝에 둔 사랑]은 막내인 ‘미키’의 이야기이며, 세 번째 이야기인 [꺼지지 않는 불꽃은]은 셋째 딸인 ‘사에’에 대한 이야기이다.

 

네 번째 이야기인 [왜 나는 나일까]는 장남인 ‘미쓰구’의 이야기이고, 다섯 번째 이야기인 [구름송이]는 장남인 미쓰구의 딸인 ‘사토미’의 이야기이며, 여섯 번째 이야기인 [별을 담은 배]는 아버지인 ‘시게유키‘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이 책에는 이복남매인 ‘아키라’와 ‘사에’ 사이의 불륜과 같은 연애담이 나오고, ‘미키’는 미미대로 유부남과 비정상적인 사랑을 하는 등 불편하고 비정상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 책은 책 표지에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소개되어 있어서 나름 기대를 가졌는데 이런 통속적이며, 퇴폐적인 수준의 사랑이야기를 읽자니 가벼운 실망을 가졌다.

 

그러나, 이야기를 끝까지 읽지 않고 경솔하게 속단할 우를 범할 뻔했다.

마지막 ‘시게유키’의 2차 세계대전 참전 당시의 ‘기혼자 위안부’의 경험은 강하고 묵직한 역사성으로 다가온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일본 작가로서 다루기 거북하고도 미묘한 사안을 비교적 사실대로 기록해 놓은 대목이 반갑기까지 했다. 아마 작가는 이렇게라도 역사적인 죄책감을 덜고자 한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이 소설에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도 이런 맥락에서 여러 가지의 의미를 이 작품 속에 부여하였던 것이라고 유추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일까?

 

단순한 한 가족사의 이야기를 빌어 시대와 역사를 조감하려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단순한 한 개인이나 가정의 떳떳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양심으로 역사와 세계 앞에 사죄를 한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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