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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다시, 봄
봄이 온들 이 책을 우리에게 두고 간 두 사람을 우리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장영희 교수가 쓰고, 김점선 화가가 그린 그림으로 엮어진 책, 참으로 귀한 책이다.
책 속에 소개된 1년 12개월, 매 달에 관련되는 시를 읽으며, 이 분들은 저 세상으로 떠났지만, 이런 아름다운 시처럼 살아가라고 우리에게 유언으로 남겨 두고 갔다고 생각한다.
영미시를 원어로 소개하고, 그 시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해 놓고, 그 시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와 감상을 적어 놓았다.
특별히 [나무 중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의 시에는 시인은 이렇게 쓴 내용이 있다.
[이제 내 칠십 인생에서 스무 해는 다시 오지 않으리. 일흔 봄에서 스물을 빼면 고작 쉰 번이 남는구나]
장교수는 이 시를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이 작가는 자신이 칠십을 살 것을 예상한 스무살 정도의 나이에 이 시를 지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면서 이 시인은 앞으로 맞이할 쉰 번의 봄도 짧다고 하는데, 자신은 채 스무 번도 남아 있지 않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런 산식은 이미 장교수는 오십이 넘은 나이이기에 이 시인과 같이 산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이십년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을 것인데, 그렇게도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니,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을 했으면 얼마나 슬펐을까를 생각해 본다.
장교수는 알았을까?
이른 나이에 하늘로 간다는 자신의 운명을---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의 시를 설명하면서 [해야 할 수많은 ‘좋은 일’중에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택하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그 일이 조금이라도 세상을 치유할 수 있고 그 일에 내 나머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아름답습니다]
이 글은 그저 이 시를 단순히 해설하는 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장교수가 자신의 앞날을 예감하면서, 이 책을 서둘러 번역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런 마음을 갖고 이 시를 읽으니, 시 마다 장교수의 따뜻한 마음이 봄 동산에 꽃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내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장교수는 이 책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확인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누구나 힘든 시대니까 손톱만큼이라도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랐어요.]
갑자기, 장교수가 없는 세상은 더 쓸쓸해 보인다.
이 책을 두고 두고 읽으며, 장교수의 따뜻한 유지를 나라도 대신해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