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물
수안 글.그림 / 문이당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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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필, 붓을 손으로 모아 쥐고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악필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석전(石田)이라는 호를 썼던 서예가 황욱옹이다.

이 석전 옹은 수전증이 있어서 처음에는 우수악필을 쓰다가 나중에는 좌수악필까지 하시다가, 1993년 향년 93세로 타계하셨다.

이 책을 쓰신 스님도 악필로 글도 쓰고 그림도 글자를 새기기도 하신단다.

시(詩), 서(書), 화(畵), 각(刻)에 통달한 종합예술가인 경남 통도사 축서암에서 수행 중인 수안스님이 쓴 책이다. 저자는 17세 때 출가하여 선정스님을 스승으로 전각과 선화를 익혔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럽과 러시아, 남미 등에서 많은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이 책 제목 [아름다운 선물]은 총 4장으로 되어 있다.

글마다 시적이고 선적인 깨달음과 감동이 넘치는 글로 가득하다.

특히 이 아름답고 좋은 글과 내용 중에서, 책 제목과 관련된 내용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저자가 출가한 후 그의 부친은 이른 나이에 돌아가시고 편모슬하에서 빈궁하게 자랐다.

그 어머니의 회갑이 돌아 왔다. 수행자인 그에게는 여유가 있을 리 없었다.

적당한 선물을 생각하다가 [반야심경] 전문으로 병풍을 만들어 신도들에게 팔아서 회갑 잔치의 경비를 마련하려고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여, 59명이 사망하고, 1158명이 부상을 입었고, 1647세대 7,8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스님은 어머니 회갑을 위해 준비하던 병풍과 그림 몇 점을 더 그려서 첫 전시회를 열었고, 그 그림을 판 돈으로 이재민을 도왔다는 것이다. 뒤에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어머니도 흡족해 하셨다고 한다.

또,20여년 전, 어느 추운 겨울, 불쌍한 한 거지가 축서암을 찾아 왔다.

그는 구걸을 위해 절을 찾아 왔지만, 숫기가 없어서 그냥 노크만 하고,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손만 내밀고 있었다 한다. 스님은 그 빈손에 얼마의 반값을 쥐어 주었고, 그 거지는 허리를 조아리며 돌아갔다.

그리고, 궁금해 하고 있던 차에 해가 바뀌고 새 해 설날 아침에 그 거지가 양말 두 켤레를 마루 위에 놓고 떠났고, 며칠 뒤에는 다른 거지가 내의를 사다 주고 가더라는 미담이 가슴을 뭉쿨하게 했다.

저자가 한계암에서 ‘정신병 환자 요양원’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고 용맹정진을 할 때, 아랫 마을에 사는 여선생이 시간이 날 때마다 들러서는 빨래며, 음식보시를 하며 뒷바라지를 해 주었단다.

그러던 어느 해 봄, 그 여선생은 ‘약혼을 해서 외국으로 떠나게 되어서 다음 주부터는 못 오게 되었다’는 이별 통고를 받게 된다.

스님은 고마운 정에 외국에 나가서도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라는 기원과 정을 담아, 소나무 두 그루와 초가 한 채가 그려진 그림 한 점을 그려 주었는데, 이 그림이 그림으로의 첫 선물이었다고 한다.

위의 세 얘기는 이 책을 상징적으로 압축한 아름답고 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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