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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퍼레이드
리처드 예이츠 지음, 이진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사순절 기간,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신, 구교를 막론하고, 부활절로부터 역산하여 주일을 뺀 40일을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기간으로 지킨다.
금년에도 이미 사순절은 시작되었다. 나는 이 책 제목이 부활절이 들어 있어서 아마 예수님의 부활과 관련이 있는 책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 전체의 내용은 부활의 냄새도 나지 않는다.
다만, 언니인 세라가 ‘부활절 퍼레이드’ 행사에서 단 한 번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장면이 다다.
세라와 에밀리는 친 자매로서 이혼녀와 함께 산다. 이혼한 남편은 <뉴욕 선>에서 위대한 기자가 되기를 원했지만, 결국 편집기자로 근무하다가 폐렴으로 젊어서 죽는다.
푸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혼녀 에스터 그라임스는 자유를 원해서 남편과 이혼을 했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남편에게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지만 남편은 받아 주지 않았으므로 두 딸을 키우면서 살아간다.
푸키는 자주 이사를 다니며 여유가 없었지만, 부유한 사람들의 태도와 습관에 목을 매 가며 자신의 딸들을 엄격하게 키웠다.
그러나, 삶이란 항상 우리의 노력이나 바램과는 무관하게 전개되기 마련이다.
세라는 평범하게 결혼하여 세 아들을 낳으며, 잘 사는 것으로 알았지만, 남모르게 남편에게 혹독한 구타를 당하며 살았다. 또한 동생 에밀리는 지적이고 자주적인 삶을 추구했지만, 결혼하여 이혼을 당하였고, 무분별한 관계를 가지며 살아가며, 끝내는 직장에서도 쫒겨 나게 된다
이 책의 기둥 줄거리를 이루는 그라임스 가족사는 하나도 제대로나 정상적이지 않게 그려져 있다. 이혼으로 가정은 깨어 졌고, 편모슬하에 자란 두 딸 역시 정상적이거나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전혀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게 제목에 ‘부활절’을 차용했다.
영미권 문학 세계에서 ‘작가들의 작가’로 통하는 저자 리쳐드 에이츠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책을 다 읽고도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만, 삶이란 사는 사람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는 듯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혼으로 상처를 입고 깨어진 결손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 상처 같은 것이 있어서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렬하게 풍기는 향기가 잇따.
삶이란, 결코 아름답지도 수월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럴지라도 주어진 삶은 끝까지 살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라임스 부부가 그러했고, 두 딸도 그러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비록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우리들의 삶에 충실할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
부활절 퍼레이드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