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의 기적 - 시각 장애 아이들의 마음으로 찍은 사진 여행 이야기
인사이트 캠페인을 만드는 사람들 지음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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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장애인들이 히말라야를 등산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정상적인 사람들도 그 험하고 높은 히말라야의 고봉에 등산을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데, 걷지도 못하는 장애인들이 그 산에 올랐다니, 공중파에 보도될만한 뉴스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기력이 약하거나 거의 없는 시각 장애를 가진 여섯 명의 학생들이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 얽힌 사연을 설명하는 글을 실어 놓았다.

앞을 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기화를 주고자 20121월 삼성전자 한국총괄의 지원으로 인사이트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첫 번째 캠페인에서 장애 아이들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2013년 두 번 째 캠페인을 전개하였고, 그 기록을 이 책에 소개한 것이다.

시력이 정상인 사람도 사진을 찍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나는 반신반의하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피사체를 보고, 밝기를 조절하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촬영을 한다.

피사체를 볼 수 없는 경우라면, 애초에 사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학생들을 인솔한 강영호 사진작가는 사진 예술이란 시력을 넘어서는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시력이 아닌 청각이나 촉각, 후각 등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었다.

정확히 표현해서 오감보다는 심미안으로 보고 찍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눈은 보이는 것에 국한함으로서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더 깊고 넓고 풍부한 의미들은 놓치고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우리가 도저히 볼 수 없는 더 아름다운 것들을 포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한 빛 맹학교 학생들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이들은 시력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강릉으로의 34일 일정으로 사진 여행을 간 것이다.

 

보지 못하는 사람은 때로는 더 많이 본다고 한다.

눈이 아닌 다른 감각을 동원하여 햇빛도 채집해 올 수 있고, 바람도 불러 올 수 있으며, 파도도 붙잡아 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 사진을 찍으며, 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눈으로 볼 수가 없으니, 고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니던 종서는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부터 고개를 들고 전방을 주시하는 자세로 교정할 수가 있었다.

 

바다낚시를 하면서 나라라는 학생에게 무심코 뭐가 잡혔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용궁으로 가는 거북이라고 답한다. 우리의 생각으로는 얼른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이다.

그러나, 시각에 장애를 가진 나라에게는 아버지의 눈을 띄우기 위해 제물이 되어 임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를 구하기 위해서 용왕님이 보낸 거북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니 짠한 마음이 든다.

 

그들은 사진 여행을 끝마치면서, 시력이 없어도 할 일이 많음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 활짝 열렸다는 확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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