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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뭐예요? - Who am I?
김세준 지음, 김미진 그림 / 매직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조그만 동네의 입구에 있는 꽃밭에 떨어져서 장래에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까 걱정하고 있는 해국의 씨앗. 그 꽃밭을 찾아 온 청띠제비나비와의 운명적 조우. 그리고 둘만의 세상 구경의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저자는 원래 전국을 다니며, 강의를 하는 분으로써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란다.
지금까지 총 17권의 책을 냈으니, 작지 않은 분량의 책이라고 할만하다.
아마 이 책들은 모두 컨설팅 관련이거나 자기 개발서 류의 책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이 분은 이번에는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따뜻한 글을 쓰고자 씨앗과 나비를 빌어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글을 쓴 의도가 퍽이나 따뜻하고 인상 깊다. 한 권의 책, 한 줄의 글을 쓰더라도 독자나 읽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고 힘이 된다면 얼마나 보랍되고 가치가 있을까?
나는 평소에 삭막한 세태를 살아가면서 이웃에게 평안을 전하고 실망과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위무하고 일으켜 세워 줄 그런 힐링의 글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비의 날개에 실린 씨앗과 함께 나도 이 글을 따라 도회지와 한적한 농촌과 아름다운 산야를 주유하는 행복한 여행을 하는 행운을 얻었다.
특히나 하루만 살다가는 하루살이가 만들어 놓은 ‘하루 사용 메뉴얼’에서 우리 인간들에게 다음과 같은 탄식을 적어 놓은 걸 보고, 나도 모르게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오! 제발 만물의 영장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찾기를! 오! 제발 만물의 영장들이 과거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하루살이가 찾기를 원하는 우리의 본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우리의 모습은 본 모습으로부터 얼마나 떠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본 모습으로 돌아 갈수가 있겠는가?
하루살이가 하루를 살면서도 칠팔십을 살고 가는 우리들에게 이런 지적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잘 못 살고 있는 것인가를 곰곰 생각해 본다.
땅 속에서 17년을 지내다가 경우 1주일 정도 사는 매미의 짧지만 치열한 삶을 읽으며, 여름마다 대수롭게 들었던 매미의 울음소리가 오늘따라 그렇게 애잔하게 그리워진다.
아무리 보잘 것 없고, 하찮게 보이는 씨앗이라도, 그 안에는 과거와 현재와 미랙 들어 있다는 자각은 얼마나 위대한 발견인가? 쐬똥구리처럼 진실로 버리고자 하는 고통과 불행이 있을 경우에는 우선 먼저 내 것으로 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은 얼마나 예리한 통찰인가?
찬란하게 꽃 피운 장미가 씨앗에게 들려주는 [다시 태어난다면 씨앗으로부터 피어 날 때까지의 시간이 가장 긴 식물로 태어나고 싶다]는 이야기는 오래토록 내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삶은 덧없다는 지혜를 이렇게 표현했을 것이니, 오늘이라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라는 교훈이리라.
용담이라는 야생와는 인적이 거의 없는 곳에 외롭게 피어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는 희망으로 살고 있다니, 하찮은 야생화로만 볼 수 있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청띠제비나비가 한 달 살고 죽는 호랑나비의 삶에 맞추었다면, 한 달까지만 살았을 것이라고 회고한다. 또한 한 달 살고 죽는 호랑나비라 할지라도 1년을 사는 청띠제비나비의 삶에 맞추어 살면 1년을 살 수 있다는 깨달음은 우리의 삶도 우리의 기대와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강한 암시를 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