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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풀어쓴 채근담 - 세상을 읽는 천년의 기록
홍자성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3년 12월
평점 :
마음도 분위기도 어수선한 연말연시다.
1년 이라는 기간이 빨리 지난 것 같다. 365일, 52주일,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인데 벌써 연말이다. 왠지 스산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듯하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엄숙한 때,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의미하면서도 선뜻 무엇을 할까를 정하지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을 때, 동양의 탈무드라고 하는 채근담을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사람의 도리를 깨치는 좋은 글을 읽는 것보다 더 유익한 것이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명나라 시대, 홍자성이라는 분이 지은 고전 중 고전 중으로, 전집 225조와 후집 134조 총 359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을 목사님이시고 시인이신 전 재동님이 4행 3연의 시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편찬해 주셨다.
책을 펼치자, 제가 잘 아는 강동구의 대형교회를 목회하시는 유명한 목사님의 추천사가 반갑다. 채근담, 고전하면 약간 딱딱하게 들릴 법도 한데 잘 아는 목사님의 추천사가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쓰신 전 목사님은 1년 365일 하루에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셨다 한다.
아마 제 개인적 어릴 때, 라디오에서 채근담을 연재했던 때, 그때는 깊은 의미도 알 수가 없었지만, 채근담이라는 제목은 익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채근담이란, ‘사람은 누구든지 나무뿌리를 씹으며 살아도 만족할 줄 안다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을 것이다’는 뜻으로, 송나라의 왕신민이 말한 소학(小學)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한다.
전집의 225조는 우리가 사회 생활하는데 유용한 내용이고, 후집 134조는 은퇴한 후 처신에 유용한 내용이라고 한다.
각 제목마다 먼저 저자의 뜻풀이가 시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율조에 맞게 가볍게 읊조리는 기분으로 술술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그 아래로는 원문을 소개하고, 원문 밑에는 한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한글로 토를 달아 놓았다.
제일 아래로는 원문을 단어로 세분하여 다시 자세히 설명해 줌으로써, 하나의 내용을 세 번씩 곱씹게 되어 있어 깊이 새기게 해 준다.
좁은 길을 갈 때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맛있는 음식은 함께 나누어 즐겁게 먹으라는 내용을 읽으며, 오늘날과 같은 각박한 세태에 얼마나 적절한 교훈인지 새롭게 새기게 된다.
또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명나라 제독 진린에게 적의 수급을 나누어 주었다는 역사적인 고사에서 강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눔에는 장삿속으로 하지 말고, 깊은 사랑에서 우러나 순수하게 베풀어야 하며, 어제를 돌아보고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는 대목을 읽으며, 시간을 뛰어 넘어 오늘 이 시간에 적용되는 말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람은 책을 만들지만,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깊은 이치를 새롭게 터득하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