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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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쓴이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데는 그 사람이 태어나고 자란 자연과 환경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일에는 괴테의 집이 보존되고 있고, 우리나라를 보더라도, 토지를 쓴 박경리 소설가의 문학관과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 문학관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미 곽재구 시인의 ‘포구기행’과 ‘예술기행’을 읽었다.

그리고, 이 시인이 지은 [사평역에서]를 유독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그 시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시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와 서사적인 부분이 다다. 그 사평역이 실제 하는 곳인지 가공의 지명인지, 그 시를 쓴 사연과 배경이 있었는지 등등 의문이 있었으나, 그 의문이 있음으로 더 이 시는 신비롭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 시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비사를 세세하게 알려 주고 있다.

시인의 내밀한 저간의 사정과 시가 쓰여 진 내역을 구체적으로 알고 이 시를 읽게 되니, 이 시가 더 좋아진다.

이 시인은 1980년 5월 광주 사태 때, 광주에 살고 있었음도 알게 되었다.

그가 이 시를 쓴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1976년도에 군에 입대하여 1979도에 전역을 하였고, 그 해 신춘문예에 낙방하여 실의에 빠져 있었다.

시인은 친구 어머니로부터 5만원을 빌려서(좋은 말로)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1980년 12월에 대학촌에서 함께 시 공부를 하던 문청 친구로부터 신춘문예에 응모하라는 권유를 받고, 마감 하루 전, 별 준비도 없이 지난해에 응모한 시편들을 다듬어 응모하면서, 이 사평역에서 시를 끼워 넣었다고 한다.

시인은 결국 신충문예에 당선이 되었고, 이 시가 세상에 나와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한 편의 시는 한 사람의 운명을 이렇게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다.

[막차를 기다리는 시골 역, 날씨는 추운 겨울이고, 대합실 안은 톱밥난로가 있고, 감기에 걸린 가난한 사람들이 기침을 하며 바닷물에 새파랗게 언 손과 몸을 녹이는 풍경이 그림같이 떠오른다.]

전체적인 구도와 상징은 모두 시인이 처지를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그 시대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에 모두들 좋아하게 된 것이다.

이 시인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꿈이 시인이었다.

그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가방에는 문학전집을 가득하게 넣고 다니면서 공부할 때도 집중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대학 시험에 합격하게 된 것은 순전히 시 귀신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서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마도 그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진실한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서는 점쟁이들이 신을 받듯이, 시신(詩神)으로부터 영감을 받지 않고는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길귀신의 노래]로 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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