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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 - 딸에게 물려주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
이경모 지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제목이 참 따듯하다.
그리고, 맛을 보면 달짝지근한 맛이 날 것 같고, 만져 보면 말랑말랑한 촉감일 것 같다.
제목이 그 책의 얼굴이라고 보면, 이 책은 예쁘고 참 잘 생겼다고 할 만하다.
50을 산 아버지가 ‘딸에게 물려주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내가 보기에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가 아니라, ‘아빠의 인생 노트’가 더 어울리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책 속에 내용 중에 보면, 2008년도 쇠고기 파동 때, 시청 앞에서 딸고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하여 언론에 잠깐 소개된 분이라니 나에게는 이미 구면인 셈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확실한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인터뷰에서 한 말은 뇌리에 생생하다.
이 책은 크기가 아담하여 손에 잡기에 편하여 한 손으로도 쉽게 펼쳐 볼 수 있는 포켓스타일을 하고 있다. 아빠가 딸에게 건네주는 간단한 메모지의 이미지가 책 제목과 내용에 잘 어울린 것 같다.
그리고, 내용마다 그 상황과 내용에 어울리는 깜찍 발랄한 삽화가 시각적인 면에서 또는 내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 삽화도 아빠가 딸에게 글과 함께 주었으리라고 생각할 만큼 단순하고 익살스러운 터치로 그려져 있어서 참 포근한 느낌을 준다.
가족들의 사진이 친근감을 더해 주고 있고, ‘아빠의 인생노트’에는 저자의 자필로 된 엽서가 삽입되어 있고, 이 책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트에 글을 쓰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부녀지간의 정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여 책에 수록된 내용의 신뢰감과 애틋한 정을 느끼게 한다.
책에 기록된 전체의 내용은 우리들의 가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사들이기에 공감이 쉬었다. 우리들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갔을 상황들을 수 십 년간 광고회사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살아 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리한 통찰력이 잘 반영되어 있다.
부모들은 모두, 자녀들이 잘 되기를, 세상을 잘 살기를 바란다.
그런 측면에서 말로는 하기가 쑥스럽고 마땅치 않은 50여 가지의 삶의 지혜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는 게 딸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잘 되라고 하는 말들이,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간섭하는 잔소리 같이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자녀들이 이 책을 읽으면, 아하! 이런 속 깊은 생각에서 그렇게 말씀하셨구나 이해가 되리라 본다.
이런 차원에서 저자는 모든 아버지를 대표해서 귀한 훈육지침서를 낸 효과가 있다고 인정한다. [젊음은 쉽다. 찾아 오는 것이기에, 그러나 나이 듦이란 것은 그렇지가 않다. 그것은 만들어서 이루어가야 하기 때문에.(203페이지)], [내가 저 나무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더불어 숲을 이루어 갈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면 풍성한 삶을 꾸려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184페이지)],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나 다 자기 자리에서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야. 그런 걸 좀 이해할 필요도 있고,(141페이지)] 세상을 앞 서 살아 온 인생선배로써의 조언이 천금처럼 귀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큰 딸이 남친을 데려 왔을 때, ‘기분이 더러웠다’고 피력한 대목을 읽으며, 결국에는 헤어져야 할 첫사랑의 운명임을 씁쓸하게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