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노 작가의 작품이라는 소개가 이 작품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의 명예와 역량이 결부된 작품이기에 기대가 컸다.

이 소설의 작가인 메릴린 로빈슨은 미국 아이다호 주의 오지에서 태어나고 그 곳에서 자란 작가로써 고독이 그의 글의 자양분이라고 술회한다.

이 작품도 그의 술회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핑거본이라는 가상의 마을, 그리고 그 마을에 있는 호수를 중심으로 담담하게 펼쳐진 이야기다.

이 책의 화자는 루스라는 여자아이다.

그 화자를 중심으로 어머니와 외할머니와 관련한 삼대에 걸친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가 주 테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도 없고 대단할 것도 없는 평범한 이야기인데, 이 소설이 퓰리처 상 소설 부문 후보에 올라가기도 하였고, 2005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100대 영문 소설에 추천되었음을 볼 때 이는 순전히 작가의 역량이라고 생각된다.

하기사, 고 박경리 작가의 이름이 걸린 문학상을 수상했음도 이 작가의 탁월한 역량을 평가한 때문이다. 이 작가는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작품은 픽션이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풍경은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이 소설의 화자인 루스는 막내 이모와 닮은 생활을 하게 되고, 이에 반대하는 루실은 집을 떠난다. 막내 이모는 잘 여미지 않는 옷과 같고, 잘 닫히지 않는 문짝과 같이 삶에 이가 맞지 않아서 항상 부유하는 정서적 결핍을 느끼게 한다.

그는 그의 막내 이모 실비와 호수와 들에서 많은 시간을 비정상적인 그 이모를 닮아 방랑자연한 삶을 살아간다.

결국, 그의 동생인 루실은 집을 떠난다.

이런 형태로 한 가정이 해체되고 붕괴된다. 이모와 화자는 자기들이 살던 집에 불을 지르고 떠난다.

이 책 제목, [하우스 키핑]과 정반대의 내용이고 결말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무슨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 했을까가 궁금하다.

[하우스 키핑]이라면, 한 가정을 가정답게 꾸미며 지키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부모도 없는 자매가 친척들의 손에 의해 양육되고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한 사람의 성인으로 인격형성을 해 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영향력을 어떻게 수용해 가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우스 키핑]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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