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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아버지 -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
신현락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작가는 말한다. 힘들고 지칠 때 아버지가 생각난다고,
나는 어떤가? 힘들고 지칠 때 어머니가 생각난다.
누구를 그리워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정해진 도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과 형편에 따라 각각 다르게 경험되는 것이라고 본다.
작가는 책 뒤편에 ‘나의 아버지’를 요약해서 정리해 두었다.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고 몹시 미안해 한다.
그러나, 작가가 이 책에 기록한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추억을 비교해 보면 나를 한 없이 부끄럽게 한다.
빛이 바래고 너덜거리는 흑백사진을 가진 것만해도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작가의 아버지는 연좌제에 묶여서,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나쁜 행동을 할 수 없는 천성 때문에 평생 고생을 한 분이다.
오로지, 타고 난 근면함과 건강한 맨 몸으로 그 험한 세파와 맞서면서 가장의 무거운 짐을 감당하며 그의 역할을 다하였던 것이다.
이 책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눈을 피해 겨우 소학교(지금의 기준으로 초등학교) 4학년이 배움의 전부였다.
배움이 없는 그는 소학교를 마치자마자 생활 전선에 뛰어 집안 살림을 거들다가, 열 다섯 살 때 만주로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탄광으로 전전하면서 돈을 모았고, 1,4후퇴 때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었다.
그리고, 5남매의 자녀를 낳고 지난한 한 세월을 노동으로 일관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처럼 일요일도 없는 인생학교를 다녔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지내온 시대를 이 작가도 똑 같이 살았음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기성회비를 내지 못하여 학교에서 쫒김을 당했던 어려운 시절, 미국에서 나온 옥수수 배급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던 이야기는 잊고 있었던 추억의 한 페이지를 들추어내게 하였다.
저자의 아버지는 간암으로 69세에 돌아 가셨다.
형제 중에 동생인 저자가 혼전에 낳은 딸을 데리고 29년 만에 아버지의 고향에 있는 조부의 산소에 세배를 했다는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 손주가 보고 싶어 먹을 것을 갖다 주는 심부름을 핑계로 저자의 집을 왕래했다는 따뜻함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저자는 살아생전 딸 손주를 안겨 준 것 밖에, 아버지에 대하여 효를 한 것이 없다고 미안해 한다.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내 경우, 아버지에 대한 변변한 추억하나 생각나지 않으니, 얼마나 불효하고 무능한 지식인가를 절감하게 된다.
아버지에 대하여, 이토록 절절하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해 본다. 아버지인 나는 아들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