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였던 그 발랄한 아가씨는 어디 갔을까
류민해 지음, 임익종 그림 / 한권의책 / 2013년 7월
평점 :
나였던 그 발랄한 아가씨는 어디 갔을까
제목이 쿨하다.
상큼해서 막 샤워하고 나온 몸에서 풍기는 비누 냄새 같다.
제목에서는 갓 결혼한 초기는 지났고, 아이 한 둘을 낳은 새내기 아줌마 같은 아우라가 느껴진다.
이 작가가 잃어버렸다는 그 발랄함이란, 봄철에 갓 피어난 여린 새싹이나 맑은 물에서 헤엄쳐 다니는 어린 물고기의 자유분방하고 막힘없는 유영을 연상시킨다.
풋과일처럼 그렇게 풋풋하고 비린내가 밴 상큼한 처녀성의 상실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리라.
여자가 결혼을 함으로, 가정을 가짐으로, 남편을 뒷바라지 하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서서히 아줌마로 변신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뭉뚱그려서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아내들이 감당하고 있는 희생과 헌신, 가정과 생활과 자녀 양육에 대한 무거운 짐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런 대책 없이 회사를 사직한 남편을 대신해서 두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강박에 고민하는 이 작가의 애처로움이 실감 있게 전해져 왔다.
친구들에게 학습지 자리를 알아보고, 보험 설계사의 형편을 염탐하는 대목에서는 콧등이 시큰 거릴 정도였다.
키 큰 미남의 청년에게 필이 꽂혀서 결혼을 하고 여러 가지의 환상을 갖고 출발했지만, 그 꿈은 안전히 허상임과 그 허상에 가려진 대부분의 짐을 자신이 져야한다는 자각을 하면서 현실로 돌아오는 데는 그리 어렵거나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좌충우돌 부대끼며 배워도 도통 문제의 실마리도 붙잡지 못해 헤메고 있을 때, 육아에 모범생인 어떤 선배 여자분에게 배운, ‘하루에 서른 번씩 안아 주라’는 처방을 실천했을 때 변화가 큰 깨달음을 주었다.
그리고, 이 책 123페이지와 124페이지에 걸쳐서 기록된, 큰 아이가 다니는 원장선생님으로 전해들은 세 가지의 훈육법이 매우 유익했다.
첫째, 아이에게 책임을 주고 인정해 주라
둘째, 지시하거나 설득하지 말고 예상되는 행동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
셋째, 규칙은 꼭 지키게 한다. 규칙은 바꿀 수 없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걸 이해시켜라.
실제로 작가가 큰 아이의 문제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이 방법대로 적용하여 실험해 본 결과 놀라운 긍정적인 변화를 얻었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
이 작가는 두 어린 자녀를 손수 양육하면서, 언제 이렇게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었을까?
더군다나 그 중요한 내용들을 써머리 할 수 있었을까 놀라운 뿐이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이나 여행하는 것이나 육아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세가지 중에서 육아가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병원에서 나와서 약국에서 약을 짓는 사이에 약국을 나간 애를 찾으러 헤매는 모습에 얼마나 가슴을 조렸는지 모른다.
이 아이의 엄마처럼 나도 안절부절이다. 이 아이를 찾지 못하면 집에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모정 앞에 나도 모르게 기도가 나온다.
이 애틋하고 따뜻한 무한 사랑이 바로 잃어버린 발랄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마시라.
그 발랄함은 바로 당신의 남편에게 태산 같은 힘으로, 당신의 자녀에게 아름다운 사랑으로, 그리고, 당신의 가정에 평화와 화목의 꽃으로 활짝 피어 갈 것임을---
이 세상에 있는 어머니라는 이름의 여자분들에게 가슴 가장 밑바닥에서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