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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 시와 그림이 있는 이야기
나태주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7월
평점 :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노 시인이 스스로 사랑의 열병에 걸려 혼자 끙끙댄다.
이 사랑은 남 앞에 드러낼 만큼 용감하지도 과감하지도 못해 그저 속앓이 하는 짝사랑이다.
이 사람은 1970년대 시인으로 등단한 시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시골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은퇴하고, 지금은 공주 문화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이 시인이 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금강연구원 원장으로 부임한 후, 그 연구원에서 여직원으로 근무하는 슬이(전 예슬의 끝자)라는 여직원과의 연모(?)를 시인의 감수성으로 내밀하게 써 내려간 기록이다.
시인은 말한다.
사랑의 이야기는 언제든 누구의 이야기든 조금쯤은 위험하다고, 그러나 그 사랑은 끝내 제 자리로 찾아가는 것이므로 위험해도 안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 정의는 이 시인의 믿음이며,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사랑을 두고 한 말이라고 본다.
이 책의 내용들은 사실이나 진실이 아니더라도 가급적 진실에 가깝게 쓰도록 노력했다고 하니, 픽션이 섞여 있는 글이지만, 논픽션부분이 더 많은 내용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의 내용은 모두가 다 사실이고 진실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순진한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시인인 작가의 섬세하고도 꾸밈없는 감성이 그렇게 생각하게 하게 한다.
초등학교 교사를 정년퇴임하고, 연구원장으로 근무하는 작가가 그 직장에 다니는 이십대의 여직원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은 흔히 생각하는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라, 아버지가 딸을 아끼고 보살피는 경우에 해당되는 정도의 사랑이라고 이해된다.
그래서 작가도 이 점을 누차 강조한다. 육체적 결합이나 결혼을 전제로 행해지는 일반적인 경우의 사랑은 아니라고 누차 강조한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의 내용들은 아슬아슬하고 마음 졸이게 하며, 더 애달프고 애절하고 가슴을 뛰게 한다. 그 어떤 사랑보다 더 간절하고 목이 메인다.
작가는 말한다. 시는 정서와 상상의 질서를 따르며, 자신이 울면서 떠나든지 잊혀지든지 사라질 뿐이라고--
결국,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주거나 상처를 주기 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멍에를 지고 책임을 지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사랑임을 우회적으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이 감히 누구에게 돌을 던지며, 상처를 주겠는가?
시인은 나이를 더하면서 점점 감성의 줄이 느슨해지고, 촉이 둔해져서 시다운 시를 쓰지 못하고 있을 때, 슬이를 만남으로써 절절한 시를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시를 쓰는데 세 가지가 필요한데 그리움과 열정과 사랑이라고 말한다.
이 세 가지 요소 가운데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그리움인데, 이 에너지를 슬이를 통하여 얻게 되었으므로, 슬이는 그런 의미에서 행운이었다고 밝힌다.
이 작가는 슬이를 오래 오래 그리워하기 위해 사진을 많이 찍어 놓았다.
그리고, 이렇게 한 권의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한 편의 사랑한 역사의 기록이며, 한 사람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어느 시인의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했다’는 한 소절이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