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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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다.

거기다가 일본 소설은 30년도 더 된 빙점 정도가 내가 읽은 일본 소설의 다다.

이 책은 일본의 2013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1위를 차지한 소설이라고 하니,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대학을 졸업한 후 12년간 신문기자로 일한 경력의 요코하마 히데오가 쓴 7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소설이라 처음 이 책을 펼쳐보는 순간, 우선 그 분량에 주눅이 들었다.

더군다나 작가는 10년 간 집필을 하면서 몇 번이나 원고를 고쳐서 완성시킨 소설이라니 작가가 기울인 남다른 열정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64, 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책의 설명을 보면, 일번에서 쇼와 64년은 1989년으로서 그 해에 발생한 한 소녀 유괴살해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64년에 일본 천황이 죽던 해에 일어난 유괴살인 사건이 해결되지 못한 채 곧 바로 그 아들이 다스리는 헤이세이 시대로 넘어가면서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 형사들에게는 불명예가 분명한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64사건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사건을 다루어 가지만, 큰 틀에서는 미카미를 매개로 경찰 조직의 파워게임이 큰 줄기를 이룬다. 일본 경찰도 꼭 우리나라의 제도와 비슷한 조직체계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원래 미카미는 전직이 형사였다. 그리고, 그는 형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러나, 자기의 의사와 무관한 홍보부로 발령을 받고, 경찰 조직과 기자단의 가교역할을 담당한다. 경찰 내부로 보면, 경무부와 형사부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못하는 직장인이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인정은 받지 못하고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일본이나 우리의 실정이나 비슷한 것 같아서 동정심이 갔다.

이 소설은 어느 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니 미스터리 소설이면서도 사실적인 스토리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서사적인 내용이 특이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이 신문기자들의 조직과 경찰 조직과의 업무 연계에 얽힌 줄다리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된 것은 작가의 12년 동안의 기자생활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미카미는 사실 그의 친 딸의 가출 사건의 피해자로써, 자신의 일을 희생하면서도 자기가 맡은 직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한 극기와 공복의 본보기가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조직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한 개인이 겪는 고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가장이기에 식솔들을 위하여 자존심을 버리고, 극기하고 인내해야만 하는 삶의 진실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좋은 소설이란, 그리고, 감동이 큰 소설이란 꾸밈이 없는 진솔하고 소박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여야 함을 이 소설에서 확인했다. 어디서나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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