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에 관한 진실 - 우리가 거짓을 사랑하는 이유
볼프 슈나이더 지음, 이희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성경에 보면, 마귀는 거짓의 아비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이 세상은 당분간 마귀에게 위임되었다고 말한다.

이 가설이 맞다면 이 세상은 거짓의 세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거짓보다는 진실하게 살고자 애쓰고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가 날마다 순간마다 마주치는 현실은 진실한 것 보다는 거짓을 더 자주 만나게 된다. 이런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 볼프 슈나이더는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들에는 진실을 표현하는 말보다는 거짓을 표현하는 어휘가 훨씬 많다고 지적한다.

아마 그럴 것이다. 우리의 행동에는 진실보다는 거짓이 더 많기 때문에 그 구체적 상황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거짓에 관련한 표현들이 훨씬 많이 만들어졌으리라는 생각이다.

 

철학자들은 진실을 탐구하는데 대해서는 기권을 선언했다고 단언한다.

단지 경찰과 법률가들은 진실을 밝히고 조사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증인들의 증언도 실제로는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볼프 슈나이더가 이 책에서 쓴 내용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

우리는 진실보다는 거짓에 더 익숙해 있고,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착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내가 맡은 업무가 법원과 연관된 업무가 많기 때문에 나는 당혹스런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진실과 거짓을 파악하고 발견하여 한편은 승소판결을 다른 한 편은 패소판결을 내리는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서 당혹스러움을 당한다.

 

분명히 1심에서는 이긴 편이 2심에서는 패소를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제출한 증거도 1심 판결에 제출된 내용이 2심 판결에서도 똑 같이 제출되었는데, 결과는 정반대의 경우가 된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런 구체적인 소송 사건들을 보면서, 거짓과 진실은 분별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공존 공생하는 사이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진실을 확고하게 지키려는 사람들의 삶은 험난하거나 슬플 것이라는 작가의 말은 천근의 무게와 같다.

세상에서 활보하는 거짓의 생명력과 보편성에 대하여 유명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일치한 의견을 내 놓는다.

 

프란츠 카프카는 대화는 거짓말을 하려고 할 때에만 가능해진다고 했다.

니체는 인간과 그 삶의 기본적인 관계는 위장이다’, ‘인간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다.

라틴어 속담에는 세상은 속고 싶어 한다. 그러니 속게하라고 한다.

피에르 코르네유는 거짓말하는 재능이란 어리석은 사람은 가지지 못한 죄악이다라고도 했다.비트겐슈타인은 거짓말은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배우려고 노력하게 되는 체스게임과 같다라고도 했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거짓도 편안하게 느낄 정도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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