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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평점 :
산책길, 정감이 있고 호젓한 여유가 있고 가까운 곳에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쉽게 갈 수 있는 길, 혼자 걸어도 좋고, 둘이 걸어도 상관 없을 것 같은 편안한 길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 산책길은 오솔길과도 일맥 상통하는 정감이 있습니다.
이 길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흔하게 있는 길이기에 친근미가 있고 낯익기도 합니다.
첫째 딸이 쓴 머릿글을 보면, 이 시집은 나그네로 표현된 시인의 세 번 째 시집이라고 하니, 중견 시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실린 시는 각 시마다 그 시를 지은 날짜를 적어 놓았습니다.
이 날짜들을 확인하면서 읽으니 시에 대한 이해와 정감이 훨씬 깊습니다. 이 시집에는 저자가 촬영했음직한 풍경 사진이 있어서 시의 분위기를 짐작하며 감상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첫 시는 2021. 6. 24일에 지은 시이고, 가장 마지막에 실린 시는 2022. 7. 2일자 시이기에 약 1년 동안 쓴 시입니다. 결국 이 책에 실린 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담겨있습니다.
시들은 다 밝고 정다운 이미지를 하고 있지만, 딸의 설명을 읽으면, 수술과 사고 등을 겪고 힘들었던 시간 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삶을 달관하는 듯한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저자의 깊은 성찰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들은 다 평범한 일상을 적어 놓고 있고, 서울이나 춘천 등의 근교의 풍경을 그리고 있어서, 쉽게 이해가 되는 잇점이 있습니다. 60대 남성인 저자의 감정선이 맞닿아 있어서, 깊은 공감을 하게 됩니다.
삶을 살면서, 길을 가면서, 지인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삶의 향기와 감상, 희로애락을 시로 표현하며 승화시키는 저자가 부럽기도 합니다. 시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생활들의 편린들이기에 읽으면서 자연히 편안해 집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이토록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시에 대한 꾸밈없는 진정성이라고 짐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