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 - 25년간 부검을 하며 깨달은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
프로일라인 토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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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처럼 하는 일이 시체와 함께 살면서, 부검 전문의로 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특별한 직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의 입장에서 1998년부터 25년 동안 지금까지 4,000구가 넘는 시신을 부검했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이건 단순히 직업이기 때문에 담당했다기 보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졌을 것이고, 자신이 좋아서 즐기면서 했기에 가능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실에서 죽은 이들의 주검을 다루면서, 유족들을 애도하면서 20년이 넘도록 일하면서도, 이 책에서 저자는 만족해하며, 즐거워합니다.

입장을 바꾸어서, 나에게 그런 일을 하라고 하면, 속된 말로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은 반드시 한 번은 죽습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죽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싸늘하게 식은 시쳬를 보는 것고 싫고, 더군다나 그 시신을 만지고 부검을 한다는 상상은 두렵기까지 합니다.

 

저자는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뮌헨 공가대학에 속한 병원, 병리과 부검 어시스트로 영구계약까지 체결한 걸 보면 매우 특별한 사람임이 확실합니다. 연간 350여 건의 부검을 실행한다고 하니, 하루에 평균적으로 한 두 건의 부검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이런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그런지는 몰라도, 죽은 사람과 사후에 조우하는 흥미로운 경험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별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사후에 만나는 이야기는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수수께끼같이 신비롭기만 합니다.

 

저자는 영혼의 존재를 믿는 입장이고, 나도 이 점에서는 동의하는 입장이라 저자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간절히 만나기를 바라는 사람은, 꿈인 듯 생시인 듯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의 필명을, 프로일라인 토트로 쓰고 있는데, 이는 죽음 여사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저자가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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