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꽃, 그저 다른 꽃 - 숲에서 만나는 마음 치유 Self Forest Therapy
최정순 지음 / 황소걸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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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꽃처럼, 시처럼 예쁜 글입니다.

저자는 시인이 되고자 했던 때가 있었는데, 스스로 시인의 자질이 없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이 될 수 없으면 시가 되라는 말을 만나고 시처럼 살기로 했다는 다짐이 깊은 감명을 줍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술회하고 있는 것처럼 시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확인합니다.

책 제목부터 너무 좋습니다. ‘우리는 모두 꽃, 그저 다른 꽃이라는 화두가 시인들이 쓴 싯귀보다 더 영감이 넘치고 아름답습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숲을 거니는 상상을 하면서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한 차례 깊은 숲에 다녀온 듯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고 있습니다.

나는 저자의 바람에 극공감하며, 이 책 열일곱 번째의 이야기,‘꽃잎이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에서의 내용에서 착상한 벚꽃을 보며라는 한 편의 시를 썼습니다. 그 시를 옮겨 보겠습니다.

 

[불에 타다 그을리고 굵게 주름잡힌 나무 해마다 잎도 없이 둥치와 손가락까지 온통 꽃을 들고 서 있는 벚나무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나네 가난하지만 옹졸하지 않았고 초라하지만 누추하지 않았던 주름까지 예뻤던 어머니 벚나무는 어머니 같은 나무 벚꽃은 어머니같은 꽃 아기별들이 내려와 앉아있는 것 같은 경이로운 꽃 혹독한 추위와 모진 겨울을 견디고 피워 낸 어머니 같은 꽃 분분히 지는 꽃잎까지도 꽃길이 되는 어머니 마음 벚꽃은 지지 않는 꽃 빛난 기도로 피어있는 꽃]

 

저자는 특히 숲과 자연, 우리의 삶을 인도의 생명 철학자이며 전승 의학인 아유르베다와의 철학과 연계하여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 부록에는 아유르베다의 지각 이론과 숲 치유 원리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부록부터 읽는다면, 이 책의 내용을 훨씬 심도있게 이해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찍은 평온한 숲의 사진이 글보다 깊은 힐링을 주기도 합니다.

저자는 단순히 숲을 물상이라는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저자와 함께 혼연일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제가 사는 곳 가까이에 있는 아차산이 가 보고 싶습니다.

가을 단풍이 물들어가는 고즈넉한 둘레 길을 혼자서 고요히 걷고 싶습니다. 거기서 들리는 물소리, 새소리, 곤충들 소리를 가슴 가득히 담아 오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글과 사진을 오래토록 마음에 담아놓고 힘들고 팍팍할 때마다 꺼내 보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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