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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작물이 되었나 - 게놈으로 밝혀낸 먹거리의 비밀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7월
평점 :
지금 세계는 식량부족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지구 온난화와 자연재해가 심해지고, 전쟁도 일어나는 등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또,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 세계의 곡창지대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의 수출 길도 막힌데다 지금 파종을 하지도 못해서 갈수록 식량부족은 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때에 과학전문기자인 저자가 오랫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게놈으로 밝혀낸 먹거리의 비밀’이 담긴 귀한 책을 냈습니다. 저자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분으로서, 이 책에서 식량 작물, 채소·양념 작물, 과일 작물, 특용 작물로 구분하여 450페이지에 이른 두꺼운 분량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동아사이언스 사이트에 연재한 에세이를 업데이트해서 정리해 실었다고 합니다. 화학이나 분자식까지 섬세하게 도표화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저같이 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기에는 쉽지않는 내용들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알게 된 사실은 우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벼나 보리, 기장과 조같은 곡식도 처음부터 곡식이 아니라 그냥 이름 없는 잡초였음을 알게 됩니다.
또한 이들 내용 중 13번 배추와 무 내용에서 우리나라의 우장춘박사의 이야기는 매우 반갑기도, 흥미롭기도,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특히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먹거리에도 문화에도 연결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전통적인 식량 작물과 채소작물은 대체적으로 소비가 정체되거나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과일 작물은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책에서도 10여가지 과일 작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단순히 유전체인 게놈만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각 작물의 태생과 기원, 작물화되기 까지의 노정에 대한 인문학적인 측면의 내용까지도 다양하고 폭넓게 다루고 있어서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르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자는 2100년 무렵에는 세계인구는 100억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하고, 미래 식량의 주연은 작물이라는 개념으로 이 책을 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 실린 전체의 내용은 식량 증산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전달되어 훈훈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