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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시리즈 여섯 번째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간단히 마시는 한잔의 커피가 세계사를 바꿀 수 있다는 제목이 외람되게 들립니다.
나와 커피의 인연은 어렸을 때 미국 원조품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6.25사변 다음 해에 태어난 내게는 헐벗은 가난이 친구였습니다. 항상 배가 고팠습니다.
봄이면 소나무 가지를 꺾어서 송쿠라는 것을 먹기도 했고, 무밥이나 쑥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날이 많았습니다. 보릿고개를 그렇게 살았지요.
그렇게 가난했던 때, 가끔 미국 비행기에서 우유나 옥수수가루, 커피 가루 등등을 내려 주곤 했습니다. 그 때 마셨던 진한 커피의 냄새가 지금도 아련한 추억의 향기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커피를 마실 때마다 따뜻한 김과 함께 우러나오는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곤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도 카페 문화가 자리를 잡아서, 목 좋은 상가마다 이름도 다양한 커피집이 들어 서 있습니다.
내가 알기로는 커피의 시작은 에디오피아 목동이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염소들이 어떤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면 힘이 나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그 열매를 따 먹으니 힘이 생겨서 커피 열매를 커피로 이용했다는 이야기인데, 기록으로는 남아 있는 게 없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네델란드가 자국 식민지인 동인도에서 재배한 것을 암스테르담시에 부임해 있던 프랑스 영사가 커피나무 한 그루를 얻어서 루이 14세에게 보냈고, 그 커피나무는 프랑스의 왕립식물원 온실에서 개체 수를 늘렸다고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또 나폴레옹은 왠지 힘이 나는 이 음료인 커피를 군대에 처음으로 도입하였고, 프랑스 산업 전반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고, 유럽과 전 세계 경제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커피는 17세기 유럽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하며 전 세계 문화를 바꿔놓았고, 그 파급 효과로 오늘 우리에게도 연결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카페라고 부르는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1652년 런던에서 문을 열었고, 30여 년 만에 8,000 여곳으로 늘어났다는 내용도 알게 됩니다.
이 책에는 커피에 얽힌 다양한 역사와 사건들이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커피는 설탕을 만나면서 더 다양하게 사용되었음도 알게 됩니다. 한 마디로 커피로 울고 웃는 세계사가 스펙타클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 잔의 커피를 음미하면서, 커피의 위대한 여정과 성취를 되돌아 보는 귀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