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 - 일인 여행자가 탐험한 타인의 삶과 문장에 관한 친밀한 기록
추효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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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을 나갈 때부터 여행은 시작된다는 작가의 말이 깊은 공감을 줍니다.

이 말을 읽으면서 오버랩 되는 상황이, 코로나로 인한 집콕입니다. 작가는 여기까지 의미를 확장하거나 의도하고 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2년이 넘게 거의 감금상태로 지내다 보니, 그냥 방구석에서 지내는 것이 일상화된 듯합니다. 처음에는 불편도 하고, 답답도 했지만 이제 그러려니 포기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만나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끊어지고, 사회성마져 많이 위축되어 버렸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20살 대학생일 때부터 시작한 배낭여행부터 36세의 나이가 될 때까지 국내외는 물론 인도나 태국, 북유럽 등을 자전거로 또는 히치 하이킹, 카우치 서핑 등의 남다른 여행을 하면서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들려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유럽 여행 중 경험하게 된 가정을 가진 유부남과 유부녀가 서로 이성을 사귀며 사는자유분방한 이야기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존재할 수 없는 경우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애인을 당당하고 자유스럽게 상대방에게 소개하고 함께 지내는 이야기가 소설의 이야기 같기만 합니다.

 

, 해가 잘 뜨지 않는 헬싱키에 비가 그치고 해가 나자, 사람들의 왕래를 의식하지 않고 시내에서 수영복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의 사진도 이채롭고, 갑작스러운 장인의 사망으로 아내만 처가에 보내고 사위되는 사람은 형과 뮤직 페스티벌에 가서 밤새 음주가무에 취하고 돌아 오는 이야기도 우리의 정서로는 이해 불가하기만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를 여행자이며, 작가, 인터뷰어, 마크라메 메이커, 걷는 사람, 자전거 여행자, 히치하이커, 카우치 호스트, 카우치 서퍼, 호기심꾼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는 작가의 이 여러 가지의 직업 중 작가라는 직업에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이 책의 글들은 단순한 여행과 사람을 만나는 얘기를 넘어서, 여행에 관한 인문학적인 향기가 짙게 배어난 글이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글은 지루하지도 않고 단순하지도 않고, 깊이와 사색이 있는 글이라 여행을 매개로 이런 고급스런 글을 쓰는 저자가 부럽기만 합니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듯이 저자가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친애하는 여행자들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저자의 따뜻한 감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활용한 히치 하이커나 카우치 호스트, 키퍼 등의 여행은 사람들과의 깊은 교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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