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
김소월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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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김소월을 새기다.

책 제목이 주는 긴장감이 기분이 좋은 정도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살면서 우리 고유의 정서를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킨 귀한 시를 만나는 것은 대단한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지금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억지 방콕으로 볼모 잡힌 형편에서 이런 귀한 시를 만나서 생각으로나마 해방감을 경험할 수 있느니 대단히 감격스럽기도 합니다.

사방이 막힌 벽을 뚫고 맞이하는 햇빛처럼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바깥 공기를 마시는 청량감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김소월의 시를 몇 편 암송을 할 정도로 김시인의 마니아라고 자처하지만, 이 책에는 제가 모르는 시가 다수 포함되어 있기도 해서 새로움을 만나는 기쁨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하면, 지금 우리가 당하는 코로나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삭막하고 암울한 시대에 이런 아름다운 시를 지었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3,4,5조로 짜여진 율조가 입에 착착 감기는 즐거움을 줍니다.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을 때와 같은 평화로움이 온몸을 감싸고, 메마른 정서가 나도 모르게 촉촉이 젖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3.1절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지라 나라 사랑에 대한 감회가 다른 때보다 더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독립운동의 얼이 담긴 필사를 하도록 기획되어 있습지다.

이 책의 시들은 독립운동가인 김구, 안중근, 윤봉길, 한용운의 손글씨를 따라서 필사할 수 있기에 더없이 값집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글씨는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글씨들을 현대의 디지털 폰드로 구현하여 재생시켰다고 합니다. 이 귀한 작업을 해 주신 분들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운동가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글씨의 한 획 한 획을 따라 써 가면서, 그 분들의 맥박과 진심을 더듬어 보기도 합니다.

 

글씨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 나타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마 그 사람의 영혼과 정서도 함께 나타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저자는 의무감으로 필사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를 주고 있기에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필사를 할 수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글씨를 만나고 보니,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이 시를 함께 읽고 있다는 착각을 갖게 합니다. 민족 시인이 쓴 민족시를 독립운동가들과 공유한다는 체험이 기이한 즐거움을 줍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이한 작업들이 속속 나오리라 기대도 해 봅니다.

 

또 유수지 화가의 자연의 색감을 풀어놓은 일러스트가 있어서 시를 한층 깊고 풍부하고 아름답게 새겨주고 있어서 시화집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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