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여인 - 머리맡 일기장
호은 지음, 박태근 엮음 / 북트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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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여인] 살짝 불건전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제목입니다.

아버지의 여인이라면, 어머니 말고 또 다른 여자가 있었다는 뉴앙스를 줍니다. 그러나, 그건 오해입니다. 아버지의 여인은 바로 이 책을 낸 저자의 어머니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외롭고 상심하고 슬픔에 빠진 아버지가 틈틈이 써 놓은 메모를 잘 정리해서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 책의 글의 장르는 시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일기도 아니고, 그냥 수시로 떠오르는 단상을 솔직하게 써 놓은 머리맡 일기장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러기에, 이 책의 글들은 일정한 내용이나 형식이 없습니다.

있다면, 감정을 절제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거칠고 투박하고 서투른대로 솔직하고 진솔하게 써 놓은 글들이기에 쉬이 공감이 되고, 감동이 깊습니다.

 

전문적인 작가의 글이 아니기에 촌스럽기도 하고, 글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에 매끄럽지는 않아도 아내를 떠나 보낸 상실감과 아쉬움, 미안함, 외로움 등이 복합적으로 잘 버무러진 감정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부부로 만나서 43년을 살다가 위암 판정을 받고 3개월 만에 하늘나라로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고 평소에 잘 대해 주지 못했던 미안함을 절절히 적어 놓은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합니다.

 

책 표지에는 부부가 살아생전 다정히 어깨에 팔을 걸고 찍은 사진을 올려 놓았는데 참 가슴이 이려옵니다. 언젠가는 헤어질 줄 알면서도 살 때는 오래오래 함께 살 것처럼 생각하고 이런 저런 약속도 하고 살지만, 떠날 때는 황망히 훌쩍 떠나버리니 그 약속들은 헛 약속이 되고 말지요.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암 판정을 받고 간호하던 기억, 고통스러워하던 모습, 며느리와 딸들이 알뜰히 챙겨주는 모습, 아들이 사는 서울로 와서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소회가 그림처럼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들도 이 책의 아버지처럼 살다가 갈 것인데, 갈 날을 모르기 때문에 사는 날 동안 살뜰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보기도 합니다.

 

이 책의 글들은 모자란 글들이긴 하지만, 먼저 떠나 보낸 아내에게 바치는 사랑의 측면에서는 한 치의 모자람이나 부족함이 없는 완전하고도 완벽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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