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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당신의 시간을 헤아리며
김기화 지음 / 북나비 / 2021년 10월
평점 :
수필집입니다.
학교 다닐 때 수필이라는 장르의 글은 일정한 정형이 없이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설명을 들었던 기억기 납니다. 일정한 규율이나 서술방식이 있는 시나 소설에 비해서 글 쓰기가 수월하다는 이점이 있는데 반하여, 그 제한과 기준이 없다는 것이 어려움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들의 생활이나 삶을 자유분방하게 풀어 놓으려면 글 속에 깊은 사유나 철학이 담겨 져야 함은 기본이겠지요. 그러기에 수필은 인생을 많이 살아 보지 않는 청소년보다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은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쓰기에 적당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여자분이시고, 나이는 사십을 넘긴 중년 이상인 듯 합니다.
지금 사는 곳은 경기도 안양 부근으로 추측되며, 아마 글 속에 경상도 사투리가 아주 실감 나게 많이 사용된 점 등을 참고해 보면, 친정은 경상도 지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가 여성분이라서 그런지 여러 가지의 꽃이나 풀들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오고, 시골 방언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것을 보면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의 친정 엄마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분이시고, 아버지는 세 딸을 남겨 놓은 채 세상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세 딸 중 맞이로서 엄마의 농사일과 고생담을 다 보고 자랐습니다.
엄마는 천성이 바지런하여 몸이 아파도 세 딸을 건사하기 위하여 아픈 몸도 아랑곳하지 않고 억척같이 농사를 지었습니다. 어머니의 시댁은 오남매가 있었던 것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런 시골의 정취와 정겨운 일상들이 저자의 정감넘치는 필치로 감칠 맛 나게 표현되어 있어서, 수필의 진수를 만끽하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특히, 김재환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가시나들’이라는 제목을 차용한 동명의 글은 할머니들의 한글을 배우는 만학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빨리 죽어야 데는데 십게 죽지도 아나고 참 죽겐네 몸이 아프만 빨리 주거여지 시푸고 재매끼 놀 때는 좀 사라야지 시푸다 내 마음이 이래 와따가따 한다 –박분금 <내 마음>’의 시가 할머니들의 마음을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는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