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자 속의 우주 - 서체 디자이너가 바라본 세상 이모저모
한동훈 지음 / 호밀밭 / 2021년 8월
평점 :
‘글자 속의 우주’라는 책 제목이 선문답같습니다.
작은 글씨로 씌어진, ‘서체 디자이너가 바라 본 세상 이모저모’라는 부제목이 없었다면, 이 책은 읽기 전부터 알쏭달쏭했을 것입니다.
이런저런 디자인을 많이 들어 봤지만, ‘서체 디자이너’라는 말은 금시초문이지만, 글씨체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금방 이해가 되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바로 글씨를 여러 가지 모양과형태로 쓴 캘리그라피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손글씨가 일반화 되던 때에는 글씨쓰기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사람이나 글씨를 제대로 쓰지 못한 사람도 있었고, 글씨체가 악필인 사람도 흔한 시절이기에 그런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분으로서, 지금도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며, 강의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글자꼴은 단순한 정보 전달 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글귀가 드러내고자 하는 분위기까지 암시하고 있다(35p)’고 설명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직업의식이 무섭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공간 사옥’의 신관의 공사 안내판의 설명부터 시작됩니다. 글자의 디자인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안내판을 저자는 특별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내용을 설명하면서, 한글의 자소가 결합하는 형태에 따른 ‘틀’을 설명해 줍니다.
글자의 주변을 둘러싸는 가상의 틀이 정사각형이 아닌 ‘탈 네모틀’ 정사각형 안에 들어가도록 디자인된 글꼴을 ‘네모꼴’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모든 의류 등에 쓰인 글들이 모두 영어일색인데 대하여 우리 한글로도 얼마든지 이렇게 아름다운 모양의 형태로 계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한 과거에 있었던 주류 라벨 등에 사용된 타이포그래피들을 자세하게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설명해 주음을 보면서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친 광고 한 자 한 자에도 이렇게 깊은 철학과 미적 감각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도 초등학교 때 만났던 교과서에 실린 한글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때부터도 저자는 글자에 대한 특별한 감각의 소유자였다고 생각해 봅니다. 같은 교과서를 배웠던 나는 글자의 생김새에 대한 호불의 특별한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우리 한글의 우수성이 케이팝과 같은 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한글의 조형미와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한글의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단체로 활발하게 개발 중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글을 찾아 보면, 다양한 글꼴들이 나와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여 이 책 끝에는 ‘안삼열체’나 ‘새오체’ 그리고, 저자가 협업하여 만든 서체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글씨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