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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증인 - 40년간 법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연약함과 참됨에 관한 이야기
윤재윤 지음 / 나무생각 / 2021년 7월
평점 :
이 책은 30년 동안 법관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여 10여년 동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분이 쓴 책입니다. 이와 같은 저자의 이력과 연결하여, ‘잊을 수 없는 증인’이라는 책 제목이 주는 궁금증이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전체적으로 저자가 살아 오면서 보고 느낀 다양한 지식과 경험들을 차분하게 써 놓은 인문 관련 서적입니다. 이 책 제목으로 차용한 내용은 고아와 전과자인 남편이 두 딸과 함께 독극물을 마시고 동반 자살을 시도했는데 두 딸은 죽고, 살아 남은 남편은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된 사건입니다.
그리고, 증인으로 척수염과 류마티즘 등의 병을 앓고 그의 아내가 평소 남편이 두 딸을 얼마나 사랑했으며, 이런 사고가 난 것도 두 딸이 자신처럼 불행한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서 그렇게 되었기에 선처해 주라는 편지와 함께 자신의 일기와 남편의 실상을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하지 못하고, 영안실에 안치된 부친 시신의 품속에 남아 있던 체온을 지금도 기억하며 살고 있다는 애틋한 사연과 자신의 딸이 출생할 때 함께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에 환자인 아버지를 껴안고 있던 딸의 애잔한 모습을 정감있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바쁜 공직생활 중에서도 많은 책을 읽고, 사람의 도리를 깊이있게 성찰하며 살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변호사로 있을 때, 영등포에 있는 행려자 전문병원인 요셉병원을 방문한 일화가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갱생할 가치가 있는 사람만 치료하자는 자신의 생각을 원장의 생각으로 정정하게–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치료하자-는 계기였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장 극적으로 읽은 증인은 ‘사형 장의 세 사람’이었습니다.
저자가 사법연수원생으로 참관했던 서울구치소 사형장의 모습이니, 적어도 40여년 전의 일일 것입니다.그 형장에서 저자는 ‘과거의 죄 때문에 현재 정결해 진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인간 존엄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서도 이 주제가 계속 뇌리에 맴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