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못한 단 하나의 오프닝 - 방송가의 불공정과 비정함에 대하여
이은혜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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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그늘들은 방송이나 언론의 통로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집니다.

이 책 표지에는 [과로 권하는 사회, 불안 권하는 사회, 차별 권하는 사회가 바로 방송가였다]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버랩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는 직업이 소원이던 저자는 도서관 사서, 대학 행정 직원, 기자, 매거진 에디터를 거쳐 31세에 꿈에 그리던 방송작가로 제주 모 방송사에 방송작가로 근무하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자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었으니, 해피엔딩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에서 쓴 내용은 그 방송 작가라는 직업이 빛 좋은 개살구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방송작가의 역할은 본연의 업무인 취재와 집필, 구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방송의 처음인 섭외부터 마지막 단계인 출연료 정산까지 작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처우를 보면, 계약서도 없고, 최저 임금에 미달하는 페이를 받고, 4대 보험이나 유급휴가도 없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맡는 프로가 시청률이나 청취률이 낮으면 그 모든 책임을 지고, 하루아침에 실직을 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보니 방송작가라는 직업은 극한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쉬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맡은 방송이 송출되기 전부터 방송이 끝나고 청취자나 시청자의 피드백을 체크하고, 또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까지 반영하면서, 온전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보장된 권리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열악한 직업이 방송작가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누구는 1년 치의 출연료가 20여억원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화려하게만 생각되던, 방송의 이면과 실체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음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금은 그나마 자신들의 권익을 호소할 노조가 구성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 내용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방송을 쉬고 있는 형편에서, 이제는 이런 불행한 사례가 시정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아직도 신입작가와 스태프들, 약자들이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국가적으로는 최소 임금 인상을 위해서 노동단체에서는 집단으로 시위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형편은 시위도 할 수 없는 특수한 형편입니다. 화려한 방송의 이면에 깊은 그림자가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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