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해석 - 사랑은 계속된다
리사 슐먼 지음, 박아람 옮김 / 일므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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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전문의이며, 교육자고, 연구자인 저자가 같은 신경과 의사인 남편을 잃고 상실과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아주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섬세하게 그려놓고 있습니다.

신경의학자라고 해서 죽음을 보는 시각이나 감정을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결로 파악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나의 상상보다 더 깊게 슬픔을 그려놓고 있어서 약간은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저자 남편의 암의 진단은 아주 우연하게 그리고 갑짝스럽게 발견되었습니다. 2011년 암 선고를 받고, 17개월 뒤인 201212월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 과정과 죽음 이후의 형편을 의학지식과 함께 잘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다 의사이기 때문에 암의 전조와 상태에 대하여 사전 지식이 있기에, 의사라는 직업이 더 거추장스럽게 느껴집니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면, 편할 수도 있고, 담담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암의 진행상황을 나름대로 예상하고 있기에 지레 낙심하고, 포기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각각 배우자가 다른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재혼을 했고, 같은 의사이기에 이심전심 의기투합하여 의미있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기에, 이 책 87페이지에서는, ‘하나로 융합된 두 사람의 삶이 죽음으로 영원히 분리되고 나면 살아남은 쪽은 온전하지 못한 조각으로 남는다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둘이 하나로 온전하게 살다가 그 중 한 사람이 죽으면, 한 사람은 결국 불완전한 상태가 될 수 밖에 없음을 애둘러 표현해 놓았다고 이해합니다.

저자는 남편 빌을 잃었지만, 사후에도 한참 동안 그이 존재감에 낭패감과 당혹스러운 경우의 경험을 아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갔던 여행의 기억들, 그리고 함께 거닐었던 추억들이 오래토록 그를 그리워하게 한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충격적인 상실의 경험을 겪은 이후, 감정을 복원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을 탐구한다(9P)’ 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 서두에서 상실과 비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통제감을 심어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겪은 상실과 비탄의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회복하는 방법을 찾았던 경험을 알려 주려는 저자의 짠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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