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산만언니 지음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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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백화점잊혀진 이름을 생각하니, 마음 한 켠이 쓰라립니다.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지만,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게 망막에 떠오르는 뿌연 먼지가 시야를 흐리게 합니다.

 

강남의 부유층을 겨냥한 초호화백화점으로 소문이 난 유명 백화점이 허무하게 무너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튼튼해 보이던 백화점 건물이 그렇게 힘없이 무너지리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그의 나이 20살인 1995년 일당 3만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이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 사고로 실종자가 6, 사망자가 502, 부상자가 937명이라는 희생자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서른 살에 PTSD증상이 뉘늦게 찾아 왔다고 합니다. 현재 40대를 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아직 미혼입니다. 이 책은 딴지일보에 2018년 봄에 쓰기 시작하여 금년 6월에 책으로 출판하였으니, 2년 반이 걸린 셈입니다.

 

미루어 생각해 보면,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일들을 다시 기억해 내고, 글로 써나가면서, 잊고 있었던 아픔을 다시 겪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지금은 카톨릭신자로서 용서도 했다고 쓰고 있지만, 글의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찌꺼기 속에서 아직도 앙금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와 유사한 사고인 세월호에 대한 아쉬움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삼풍의 사고는 불법 증개축 등의 원인이 확인되었지만, 세월호는 아직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며, 불법 과적과 물의 흐름, 담당 공무원들의 비위 등이 사고로 연결되었으리라는 생각을 피력했는데, 일부러 학생들을 수장시키려고 물에 빠진 학생들을 방치하지 않았을 것은 당연한 일이므로, 더 이상의 원인은 무엇이 더 있을까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삼풍의 사고를 세월호로 더 확대하는 듯한 논지가 약간 불편하기도 합니다.

삼풍 백화점의 사고로 인하여, 재난관리법이 제정되었고 여타의 관련법들이 개정되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유사한 사고를 방지하는 의미에서 공헌한 바가 되었듯이 세월호도 그런 의미에서 값비싼 교훈을 주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으리라 자위해 봅니다.

 

그러나, 삼풍이나 세월호나 그 사고로 희생된 당사자나 가족들의 슬픔을 헤아리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조차 어렵기만 합니다. 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살아 있는 우리 모두는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주어졌다고 생각해 봅니다.

 

저자의 남은 인생에 무탈과 행복을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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