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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수지 모건스턴 지음, 알베르틴 그림, 이정주 옮김 / 이마주 / 2021년 6월
평점 :
이 책 표지 날개에서 저자의 소개 글을 보면, ‘그림책부터 소설에 이르기까지 엉뚱하면서도 재치있고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이야기로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열 네 살 소녀 보니 보네의 평범한 일상인 듯한 내용을 맛깔스럽게 꾸미고 있는데 그 솜씨가 비범합니다. 너무나 평범해서 사건이나 이야기거리가 되지 않을 일상들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쓴다는 것 자체가 비범합니다.
각 글들은 하나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꼭지의 글들은 4~5페이지 분량의 길이로 되어 있고, 제목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잠, 아니면 삶, 기상, 아니면 늦잠? 감아, 아니면 말아? 식사 아니면 등교?와 같이 모두 선택의 문제로 꾸몄습니다.
이런 제목들과 내용들을 읽으며, 우리가 보통 살아가는 삶은 다 너무나 익숙하게도 이와 같은 선택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가는 프랑스 작가이고, 프랑스사람들의 가정과 생활을 서사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두드러지게 느끼게 하는 것은 프랑스는 이혼이 일반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인생은 다 이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의 친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아버지도 이웃도 다 이혼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아직 미성숙한 자녀들도 어른들의 이혼의 그늘에서 상처를 입고 살면서 이혼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마다 우스꽝스러운 삽화가 이야기들을 더 재미있게 끌어 가는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압권은 [고백, 아니면 침묵]의 내용인 ‘나에게 살날이 하루밖에 남지 않는다면’이라는 단편의 글입니다.
‘나는 온종일 울 거예요’로 시작되는 울어야 할 명분의 일들이 기상천외합니다.
아! 이러니, 수많은 상을 수상하고, 2005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았구나 인정하게 됩니다.
어떻게 세 시간 동안에 이런 비범한 생각들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을까 놀라울 뿐입니다.
작가의 글들은 무겁지 않고, 경쾌하고 산뜻하고 발랄합니다.
작가는 아무리 칙칙하고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도 반짝반짝 빛나는 색채로 채색하는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미술가라고 생각합니다.